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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한국 프로야구 승률(勝率·경기에서 이긴 비율) 제도가 개편 된 다 .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서울 야구회관에서 실행위원회를 갖고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收斂·여럿으로 나뉜의견이나 사상을 하나로 모아 정리함)해 승률제도를 바꾸기로 확정했다.
지난 2년간 ‘무승부=패’ 는 프로야구 승률 제도의 공식 중 하나였다. 선수들에게 ‘연장전에 들어 가서도 지면 안 된다’ 는 인식을 심어줘 어떻게든 승부를 내도록 한장치였다. 하지만 연장 12회까지 가서도 여전히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해 프로야구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6분(9회 기준). 연장전까지 가게 되면 경기 시간이 4시간 가까이로 늘어나 선수들의 체력은 물론, 사기(士氣·자신감으로 가득차 굽힐 줄 모르는 기운)까지 떨어 질 수 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의 승률 계산법엔 여러 차례 변화가 있었다. 프로야구가 시작된 1982년부터 1986년까지를 비롯, 1998~2002년, 2005~2007년엔 각각 무승부를 승률 계산에서 제외했다. 1987년부터 1997년까진 무승부일 경우 0.5승을 부여했다. 당시엔 기존 팀의 승리횟수에 무승부로 얻은 0.5승을 합해 전체 경기 수로 나누는 계산법을 사용했다. 2003년과 2004년엔 최다승리를 거둔 팀이 1위에 오르는 다승제가 도입됐다. 2008년엔 무승부를 없애기 위해 승부가 날 때까지 경기를 계속하는 일명‘끝장 승부’ 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번 제도 변경에 따라 앞으로 무승부는 승률 계산에서 제외된다. 이제까지의 승률계산법 중 가장 많이 채택됐던 방식이다. 이 계산법이 적용되면 프로야구 순위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예를 들어 지난 2010시즌에서 바뀐 승률 제도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무승부가 가장 많았던 LG(57승5무71패·6위)는 기아(59승74패·5위)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지난 시즌 4할2푼9리(0.429)의 승률을 기록한 LG는 새로운 계산법에 따라 승률이 4할4푼5리(0.445)로 오른다. 이렇게 되면 같은 시즌 4할4푼4리(0.444)의 승률을 기록한 기아보다 순위가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바뀐 승률계산법은 현재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경우 ‘끝장 승부법’ 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보다 선수층이 두꺼워 장시간 경기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알쏭달쏭 스포츠 용어] 프로야구편_달라진 승률 계산법은?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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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 제외하고 승패만 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