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가능한 목표 세우고 매일 점검해요
김정욱 인턴기자 uga@chosun.com
기사입력 2010.12.22 09:46

초등 1년생 위한 '방학 가이드'

  • 겨울방학이 성큼 다가왔다.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 20일 은로초등학교 등 3개교가 방학을 시작했고 나머지 학교들도 이번 주중 방학식을 갖고 40여 일간의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지난 15일, 서울 덕수초등학교 1학년 1반 어린이들의 얼굴은 이미 한껏 들떠 있었다.

    난생처음 맞는‘초등 1년생’의 겨울방학, 어떻게 하면 보다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분야별로 목표 정해 그날의 성과 체크를

    겨울방학은 여름방학과 달리 추운 날씨 때문에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만큼 계획표를 잘 세우는 게 중요하다. 계획없이 방학을 맞았다가 자칫 집에서 컴퓨터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김경희 서울 덕수초 1학년 부장교사 선생님은“단순히 동그라미 형태로 계획표를 그리기보다 방학 때 활동할 분야별 계획표를 미리 만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공부·독서·운동 등으로 분야를 나눈 후, 매일 엄마와 함께 동그라미나 세모 등으로 표시하면서 그날의 성과를 점검하세요.”



  • “야, 신나는 방학이다!”겨울방학(24일)을 사흘 앞둔 21일 오전, 서울 교동초등 1학년 1반 학생
들이 교실에서 직접 만든 방학 계획표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 “야, 신나는 방학이다!”겨울방학(24일)을 사흘 앞둔 21일 오전, 서울 교동초등 1학년 1반 학생 들이 교실에서 직접 만든 방학 계획표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초등 저학년의 경우, 담임 선생님이 방학계획표를 꼼꼼히 검사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검사를 잘 받기 위해 지키지도 못할계획을 세우는 건 금물. 황명숙 서울 학동초 1학년 부장교사 선생님은“방학 중 학교에서 열리는 특기·적성교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규칙적 생활이 가능하다” 며 “부모님과 함께 현장학습을 하거나 공연장을 찾는 등의 활동도 계획표에 추가하면 좋다” 고 전했다.

    ◆그림책 당장 끊지 말고 조금씩 분야 넓혀야

    학부모들은 초등 1년생 자녀가 방학 때가장 먼저 해야 할 활동으로 독서를 꼽았다. 초등 1학년 시기엔 책에 대한 흥미를 기르는 게 특히 중요하다는 게 공통적 의견.신미애 어린이 도서연구회 간사는 “요즘 엄마들은 자녀가 아직 어린데도 지나치게 어려운 책을 읽히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 초등학교에 들어갔다고 당장 그림책을 끊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글을 안다고 해서 독해력까지 뛰어난 건 아니거든요. 어려운 책을 바로 읽히기보다 유치원 때 봤던 그림책, 혹은 그림과 글이 적절히 섞인 창작동화로 독서의 재미부터 깨닫게 해줘야 해요.”

    초등 1년생 딸을 둔 학부모 이승연(35세·서울 마포구) 씨처럼 책을 책장뿐 아니라 집 군데군데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거실이며 방, 부엌 등 집 안 어디서나 책을 접할 수 있으니 어느 순간부턴가 아이가 습관처럼 책을 펼쳐 보더군요.”

    8~10세 어린이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책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남학생의 경우 역사나 인물 관련 책에 특히 관심이 많다. 신 간사는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 수록 자연스레 관심 분야를 확장한다” 며  “편집이 엇비슷한 전집을 읽히는 것보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단행본 책 위주로 권해주면 아이의 관심 분야를 넓힐 수 있다” 고 귀띔했다.

    ◆방학 계획은 미리 부모님과 상의를

    내년 3월이면 중학생이 되는 ‘6학년 선배’ 들의 충고도 귀 기울일 만하다. 올해 서울 교동초 전교학생회장으로 활동했던 안세휘 군(6년)은 1학년 동생들에게“숙제도 많지 않고 공부 부담도 없을 때니까 밖에 나가 뛰놀며 체력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진우 군(서울 덕성초 6년)은 방학 중 즐길 만한 놀이로 보드게임을 추천했다.“ 컴퓨터 게임은 말없이 혼자만 하게 되잖아요. 보드게임은 컴퓨터 게임 못지않게 재미도 있으면서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대화하며 즐길 수 있어 훨씬 좋아요.”

    홍승준 군(서울 교동초 6년)은 방학 때 하고 싶은 일을 미리 부모님과 상의해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1학년 겨울방학 때 엄마 강요로 검도학원에 다닌 적이 있어요. 신나는 방학에 하기 싫은 걸 해야 하니 내내 슬펐어요. 1학년 동생들은 저처럼 참지 말고 좋은 것과 싫은 걸 솔직히 부모님께 털어놓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