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관람 후 극에 대해 이야기 나누세요"
최민지 인턴기자 merryclave@chosun.com
기사입력 2010.12.15 09:47

뽀로로의 대모험 연출가 조재윤이 말하는 '가족극 보는 법'

  • 겨울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서 공연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 올겨울엔 가족끼리 좋은 공연 한 편 봤으면 좋겠다’ 고 생각하는 어린이와 학부모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공연 중 옥석(玉石·옥과 돌이란 뜻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함을 이르는 말)을 가리는 작업은 쉽지 않다. 이럴 땐 전문가의 의견에 귀기울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조재윤(36세) 연출가는 요즘 어린이 뮤지컬 ‘뽀로로의 대모험’ 을 무대에 올리느라 바쁘다. 지난달 19일 서울에서 막을 올린 ‘뽀로로의 대모험’ 은 내년 1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 중이다. 연출 경력은 올해로 4년차. 현재 배우로도 활동 중인 그는 ‘ 뿡뿡이와 뚝딱이의 신나는 여행 ’ ,‘ 깜부의 미스테리 아일랜드 ’, ‘ 뽀로로와 함께하는 맛있는 파티’ 등 여러 편의 가족극을 연출해왔다.


  • 가족 뮤지컬‘뽀로로의 대모험’서울 공연 연습 현장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지도 중인 조재윤 연출가. EBS 인기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뽀로로의 대모험’은 내년 1월까지 전국을 돌며 공연될 예정이다. / 위즈프로덕션 제공
    ▲ 가족 뮤지컬‘뽀로로의 대모험’서울 공연 연습 현장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지도 중인 조재윤 연출가. EBS 인기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뽀로로의 대모험’은 내년 1월까지 전국을 돌며 공연될 예정이다. / 위즈프로덕션 제공
    조 연출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가족극이 많지 않은 편이다.

    주된 관객인 어린이가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 요즘 부모님 중 자녀 영어교육에 신경 안 쓰는 분이 없어요. 하지만 시대가 원하는 인재는 단순히 ‘영어 잘하는 아이’ 가 아니라 ‘영어로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아이’ 예요.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에게 공연 관람의 경험은 무척 소중합니다. 작품 속 희로애락을 간접 체험하는게 원어민 강사에게 배우는 ‘r’ 발음보다 훨씬 유익하죠.” 하지만 “무조건 공연을 많이 본다고 해서 자녀의 표현력이나 창의력이 저절로 길러지진 않는다” 는 게 조 연출가의 설명이다.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부모의 도움은 필수다.

    “ 공연을 보려고 결심했다면 미리 후보작 몇 편을 고른 후 아이가 직접 자신이 볼 작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하세요. 공연장에선 아이가 극 내용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계속 확인해주시고요. 가장 중요한 건 공연을 본 후예요.

    "아이와 함께 공연 본 소감을 대화로 나누는 시간을 꼭 가지세요.” 그는 ‘좋은 작품을 고르려면 부모의 깐깐한 준비가 필요하다’ 고 거듭 당부했다. “ 가족극은 어린이 ‘만’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니라 어린이 ‘도’ 즐기는 공연이거든요. 단순히 아이의 흥미를 좇기보다 온 가족이 함께 감상하고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 뭔지잘 살펴 공연을 선택해주세요.”


    〉〉연출가 조재윤이 추천하는 '좋은 가족극 고르는 요령'
    ▲인터넷 관람평을 꼭 확인하세요

    가족극은 평론가가 따로 없으므로 부모님이 직접 올린 평이 가장 확실하다. 단, 광고성 관람평은 멀리할 것.

    함께 간 자녀의 반응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면 실제 관람객의 평일확률이 높다.

    ▲'기획사’ 보다 ‘극단’ 을 살피세요

    시험 삼아 한 번쯤 가족극을 무대에 올려보는 극단은 많다. 하지만 꾸준히 가족극을 고집해온 극단은 흔치않다. 후자의 경우, 수준 높고 완성도있는 작품을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자녀에게도 작품 선택권을 주세요

    가족이 함께 관람할 작품을 부모가 일방적으로 고르면 자녀는 공연 관람도 숙제나 일이라고 생각해 쉽게 흥미를 잃는다. 자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재미’ 와 ‘교육적 효과’ 를 동시에 추구하면 공연 관람 효과는 두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