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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책꽂이엔 특별한 봉투가 있습니다. 매달 초엔 홀쭉했다가 점점 살이 올라 25일 경엔 터질 듯 부풀어오르는 ‘요술 봉투’죠. 뭐가 들어 있냐고요? 전국 소년조선일보 독자 여러분이 보내온 산문과 동시 작품들이랍니다.
올해로 45년째가 되는 소년조선일보 문예상 ‘동심이 가득 우리들 솜씨’는 어린이 문예상 중에서도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동시와 산문 2개 부문의 작품을 접수받아 달마다 우수 작품을 시상하고, 연말엔 매월 특선 작품을 겨뤄 최고상을 주지요. 입상작은 매주 토요일자 소년조선일보 지면을 통해 소개되고 있고요. 상도 받고 신문에 작품도 실리고. ‘글 좀 쓴다’는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욕심 내볼 만큼 매력적인 제도죠?
소년조선일보 편집실엔 문예상 응모 방법을 묻는 전화가 자주 걸려옵니다. 대부분은 ‘우리 아이 글을 보내고 싶다’는 부모님의 전화예요. 많은 분이 통화 끝머리에 이렇게 묻곤 합니다. “경쟁이 치열한가요?” 네, 물론입니다. 매달 수백 편의 작품들이, 그것도 ‘글 솜씨라면 최고’라고 자부하는 어린이 작가들의 작품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니까요. 부문별 수상자는 매달 일곱 명.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경쟁률을 묻는 분들께 전 이렇게 대답합니다. “혹시 입상을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세요. 워낙 경쟁이 치열하니까요.” 그리고 꼭 당부의 말을 덧붙입니다. “한 번 안 됐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계속 글을 보내주세요.”
모든 일이 그렇듯 글 솜씨 또한 꾸준히, 많이 써봐야 늡니다. 문예상 입상을 목표로 꾸준히 쓰다 보면 글은 자연스레 좋아집니다. 실제로 입상자 대부분은 여러 번의 낙선을 경험한 후에야 입상의 기쁨을 맛봅니다. 입선·가작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번 도전해 결국 특선의 꿈을 이룬 친구도 많고요. 심사위원 선생님도 이런 어린이들을 특히 칭찬하신답니다. “글 솜씨가 느는 게 눈에 보인다”고 하시면서요. 제아무리 수백 편의 응모작이 쌓여도 매달 보는 이름은 눈에 익기 마련이거든요.
문예상에 한 번 글을 보냈다가 실망한 어린이 독자 여러분, 포기하지 말고 다시 도전하세요. 여러분의 도전이 거듭되는 만큼 입상 확률은 높아집니다. 글은 쓸수록, 노력할수록 좋아지는 법이니까요.
[취재일기] '문예상 도전' 글 솜씨가 자라요
류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