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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아빠가 일본 가와사키시(市)에 있는 세인트 마리아나의대(St. Marian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로 연수를 오시는 바람에 갑자기 일본행(行) 비행기를 타게 됐어요. 제가 사는 동네는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 세타(瀨田)에 있어요. 집 근처엔 일본의 3대 미술대학 중 하나인 다마 미술대학이 있죠. 일본체육대학과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치러진 고마자와 올림픽공원도 걸어서 갈 수 있어요.
◆“일본 전철에선 휴대폰 벨소리가안 들려요”
일본에 와보니 한국과 다른 점이무척 많아요. 우리나라에선 지하철에서 휴대폰 벨이 울리는 경우가 잦지만 일본 지하철에선 휴대폰 벨소리는 물론, 통화하는 소리도 듣기 어려워요. 일본 사람들은 지하철을 탈 때 전화벨을 진동으로 바꿔놓거나 휴대폰을 아예 꺼놓는다고 해요.
도쿄 지하철은 12개 노선으로 구성돼 있어요. 매일 1200만 명에 달하는 도쿄 시민을 실어 나른답니다. 나라가 운영하는 우리나라 전철과 달리 일본은 지하철도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노선이 훨씬 다양해요.
길을 걷다보면 특이한 광경을 발견할 수 있어요. 차가 다니는 길과 사람이 다니는 길을 구분해놓고,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그 사이에 철로 만든 울타리를 쳐 놓았거든요. 그 울타리를 따라 담쟁이 넝쿨이 늘어져 있어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담쟁이 넝쿨의 초록색은 휴식을 제공한답니다. -
일본에선 차선과 보행선의 방향이 우리와 정반대예요. 자동차의 운전석도 우리와 달리 오른쪽에 있죠. 그 이유가 궁금해 물어봤더니 일본이 처음 서양 문물을 들여온 영국의 영향을 받은 거라고 해요. 영국 역시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거든요.
일본 사람들은 자전거도 많이 타고 다녀요. 일본은 자동차로 유명한나라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자동차왕국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을까? ’신기했어요. 어른들에게 물어보니 첫째 주차비가 너무비싸고, 둘째 휘발유를 아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데다, 셋째 건강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어 자전거를 좋아 한다고 하네요.
◆‘내 것’아니면 결코 탐내지 않는 일본인
신기한 건 또 있어요. 일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탐내지 않아요. 일본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이에요. 등굣길에 작은 주머니가 길에 떨어진 걸 발견했어요. 학교 가기 바빠 무심코 지나쳤는데 방과 후 집에 가는 길에 그 주머니가 길 한편에 묶여 있었어요. 누군가가 주머니주인을 위해 그렇게 해놓은 모양이었어요. 주머니는 사흘째 되던 날 드디어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불룩한 주머니에 뭐가 들었는지 누구라도 궁금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도 자기 것이 아니면 손도 대지 않는 일본 사람들이 정말 훌륭해 보였답니다.
한국에서 자주 듣던 말 중 하나가 ‘일본 사람은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다’ 는 거였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꼭 그런 것 같진 않아요. 다만 일본 사람들은 음식 만든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 밥 한 톨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어요.
특히 제가 일본에 와서 감동 받은건 일본인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표현력이에요. 전 ‘저렇게 독특한 감각은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제 결론은… 글쎄요, 세계 2위를 자랑하는 어마어마한 독서량 아닐까요?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거리, 초현대풍의 고층 건물. 과거와 현재가 한데 어우러진 도시. 그래서 ‘느림’의 여유와 ‘빠름’ 의 속도가 공존하는 도시. 그게 도쿄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답니다.
[출동! 어린이 특파원] 길에 떨어진 주머니, 이틀 지나도록 그 자리에 …
지하철에 통화 소리 안들려 환경 위해 자전거 많이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