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친구들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용인=이윤정 인턴기자 yjlee@chosun.com
기사입력 2010.11.17 09:52

선생님과 함께하는 자신감 업(UP) 캠프
학교생활 어려워하는 학생 대상… 소통하기·친구 사귀는 법 배워

  • “하하, 선생님 얼굴 무지 우스워요!”

    “너도 만만찮은데, 뭐. 호호~”

    지난 12일 오후 경기 용인 에코파크수련원(용인시 지곡동)의 한 강당.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스티커를 잔뜩 붙인 아이들과 선생님 사이에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다. 학생과 선생님이 2인 1조를 이뤄 진행된 ‘스티커로 인사 나누기’ 가 막 끝난참이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이 이긴 사람 얼굴에 스티커를 붙여주며 자기소개를 하는 놀이였다. 문명기 군(서울 당중초 5년)은 얼굴 가득 스티커를 붙인 강영애 담임 선생님을 보며 깔깔대다가 “조금 전 수련원에 도착했는데 선생님과 좋은 추억을 만들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 ‘선생님과 함께하는 자신감 업(UP)!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팀별로 나뉘어 뉴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스태킹(stacking·12개의 컵을 다양한 방법으로 허물고 쌓는 기술로 속도를 가리는 경기)을 즐기며 협동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 서울 남부교육지원청 제공
    ▲ ‘선생님과 함께하는 자신감 업(UP)!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팀별로 나뉘어 뉴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스태킹(stacking·12개의 컵을 다양한 방법으로 허물고 쌓는 기술로 속도를 가리는 경기)을 즐기며 협동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 서울 남부교육지원청 제공
    ‘선생님과 함께하는 자신감 업(UP)! 캠프’. 서울 남부교육지원청과 서울 구로구청이 지난 학기부터 시행해오고 있는 ‘자신감 UP, 두려움 제로(ZERO)’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된 1박 2일짜리 캠프다. 관내 18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 21명과 학생 57명이 참가해 이날 막을 올린 이 행사는 여러 의미에서 눈길을 끌었다.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하는 보기 드문 캠프란 점, 학습부진과 부적응 등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어온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란 점이 특히 그랬다.

    첫날 프로그램은 ‘소통하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스티커 게임에 이어 빙고 게임·귓속말 전달하기·색종이 게임 등이 잇따라 진행됐다. 황현기 군(서울 동구로초 5년)은 “소통하기 놀이를 통해 말 못지않게 몸짓이나 표정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됐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여혜숙 갈등해결센터연구원은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에게 오늘 익힌 놀이들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 학생 엄미선 양(서울 영신초 5년)과 함께 캠프장을 찾은 채미자 선생님은 “이번 캠프를 통해 참가 어린이 모두가 친구 사귀는 법을 배우고 서로에 대한 이해심을 넓혀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총괄 지휘한 문병화 서울 남부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자신감 업 캠프는 이번 일정을 시작으로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며  “2차 캠프(26~27일)에선 선생님과 제자 간 정을 돈독히 하는 게임도 예정돼 있어 마무리격인 3차 캠프 (12월 27~30일) 땐 한층 밝아진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