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지구촌에 다시 테러 공포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0.11.05 09:41

화물 폭탄 배달사고·송유관 폭발사고 잇따라

  • 화물 폭탄 배달사고와 송유관(送油管·석유 등을 다른 곳으로 보내기 위해 설치한 관) 폭발사고 등으로 전 세계에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이하 현지 시각) 항공편으로 아라비아반도 예멘에서 미국으로 운송되던 테러 목적의 화물 폭탄이 영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각각 발견됐다. 존 브레넌 미국 백악관 대(對)테러 보좌관은 “두 화물은 모두 예멘 수도 사나의 같은 주소에서 발송됐고, 목적지는 시카고의 유대교 회관”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폭탄은 일반 화물로 위장한 프린터에 폭발물이 채워진 토너 카트리지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원격 기폭(起爆·화약이 압력이나 열 따위를 받아 폭발을 일으킴) 장치도 붙어 있었다.

  • 지난 2일(현지 시각) 예멘 남부 샤브와주의 주도(州都) 아타크 인근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송유관이 폭발사고로 불타고 있다. / 뉴시스
    ▲ 지난 2일(현지 시각) 예멘 남부 샤브와주의 주도(州都) 아타크 인근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송유관이 폭발사고로 불타고 있다. / 뉴시스
    우리나라도 공격 대상이 됐다. 지난 2일 예멘 남부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송유관 중 일부가 폭발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폭발이 이날 오전 8시에 발생했고 현장에서 시한폭탄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석유공사는 “현지에 파견된 직원 10명은 모두 무사하다”고 밝혔다.

    현재 두 사건의 유력한 범인으로 꼽히는 건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다. 예멘발(發) 폭탄 화물과 관련,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례적으로 정교한 전문가의 솜씨”라며 “알카에다의 테러 기술 발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번 화물 폭탄은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 폭발물 전문가 이브라힘 하산 알 아시리의 작품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유관 사건을 두곤 의견이 분분하다. 프랑스 AFP 통신은 “이번 폭발 역시 우리 소행”이란 알카에다의 주장을 전했다. 반면 우리나라 정부와 석유공사는 현지 부족 간 갈등에 의한 사고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인근 지역 주민들이 자원 개발과 관련, 불만을 드러내며 비슷한 사건을 일으킨 적이 있다.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는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사우디아라비아 지부와 예멘 지부를 통합한 조직이다. 알카에다는 이슬람 국가의 영향력 확대를 목적으로 ‘반미·반유대(미국과 유대주의에 반대함)’를 내세우며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주요 공격 대상이다. 2001년 미국 뉴욕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을 폭발시킨 일명 ‘9·11 테러’ 역시 이들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