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언니의 캐릭터 여행] 귀엽다고 방심했나요?
와이쥬 크리에이티브 대표
기사입력 2010.10.23 22:49

처진 눈 뚱뚱한 몸… 깜찍한 모습으로 엽기 행동

  • 와이쥬 크리에이티브 제공
    ▲ 와이쥬 크리에이티브 제공
    엽기토끼 마시마로

    “산토끼 토끼야 / 어디를 가느냐/ 깡충깡충 뛰면서 / 어디를 가느냐~”이 노래를 떠올리면 하얀털과 빨간 눈의 순한 토끼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토끼는 전혀 다른 녀석이었습니다. 토끼 하면 연상되는 뽀얀 기억을‘와장창’깨뜨린 그 녀석을보면 절로 키득키득 웃음이 납니다.‘ 엽기 토끼’마시마로가 그 주인공이에요.

    마시마로는 올해로 만 열 살이됐습니다. 2000년 6월 마시마로를탄생시킨 김재인 씨는 유아 상품캐릭터를 개발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어요. 어린 시절 만화가가 꿈이었고 공주대 만화예술학과에 들어갔지만 학교를 휴학한 후 회사에다니다가 마시마로를 떠올린 거죠.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렇다 할 개성이 없는 캐릭터’란 이유로 회사에서 퇴짜를맞았으니까요.‘ 토끼=깜찍함’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의 눈에 마시마로는 그저 축 처진 눈의 못난이 토끼일 뿐이었거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후 그는 구조조정 대상에 올라 회사에서쫓겨날 위기에 처합니다. 오기(傲氣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가생긴 그는 마시마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평범해 보이는캐릭터에 스토리를 입혀보자!’고생각한 거죠. 발상의 전환이 자칫 묻혀버릴 뻔했던 마시마로를 되살려낸 거예요.

  • 파프리카 핼러윈 파티 용 호 박 컵케이크…. 
세상 어떤 물건도 마시마로를 만나면 근사한 소품이 됩
니다. 반쯤 감긴 실눈속에 숨겨진‘엽기토끼’의 진짜 정체는 대체 뭘까요? / 와이쥬 크리에이티브 제공
    ▲ 파프리카 핼러윈 파티 용 호 박 컵케이크…. 세상 어떤 물건도 마시마로를 만나면 근사한 소품이 됩 니다. 반쯤 감긴 실눈속에 숨겨진‘엽기토끼’의 진짜 정체는 대체 뭘까요? / 와이쥬 크리에이티브 제공
    이름 때문에 종종 일본 캐릭터란오해를 사는 마시마로의 이름은 김재인 작가의 매니저 장미영 씨가지었습니다. 마시멜로(marshmallow,젤라틴달걀 흰자 설탕등을 섞어 거품을 일으킨 후 굳힌양과자)를 친근하게 발음한 거죠.

    ‘깡충깡충’이란 표현이 무색하게 어기적거리며 걷는 모양, 토끼풀보다 변기 뚫는 고무 압축기나깨진 병과 더 친한 마시마로의 엽기적 성격은 보는 이를 뜨악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바로그 이유 때문에 큰 인기를 얻기도했습니다.

    마시마로가 더 많은 이들과 만나게 된 계기는 다양한 캐릭터 상품의 개발이었습니다. 마시마로의 성공은‘만화(영화)로 성공한 캐릭터만이 상품화에 성공한다’는 업계의 공식을 보기 좋게 깨뜨린 사례로도 남아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 그리고 인터넷의 힘. 마시마로를 유명하게 해준 두가지 요인이죠. 여러분도 가끔은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보세요. 또 알아요?‘ 제2의마시마로’가 여러분 머릿속에서나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