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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1회말 선두타자 정근우가 스트라이트 낫아웃으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어 박정권의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든 후 이호준<사진>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빗맞은 안타를 날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뉴시스 10월 15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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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리거란?
프로야구에서 홈런만큼이나 짜릿한 게 바로 ‘행운의 안타’ 다. 정확한 타격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수비수가 잡기 힘든 위치에 공이 떨어지는 경우,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인데도 수비수의 실수로 안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안타가 나오면 선수들의 사기(士氣·의욕과 자신감으로 가득한 기운)는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다. ‘행운의 안타’ 하나가 경기 흐름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올해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에서도 이런 안타가 자주 나왔다. 지난달 29일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경우가 대표적 예. 두산 임재철의 빗맞은 타격이 수비수가 잡기 힘든 곳에 떨어지며 안타로 이어진 것. 이 행운의 안타로 두산은 값진 1타점을 얻었다.
사실 ‘행운의 안타’ 를 가리키는 용어는 따로 있다. ‘텍사스 리거(Texas leaguer)’ 또는 ‘텍사스 리거 히트(Texas leaguer hit)’가 그것.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제대로 맞히지 못했지만 내야수와 외야수 사이의 잡기 힘든 위치로 떨어진 안타를 뜻한다. 흔히 야구 중계에서 이를 가리켜 ‘텍사스성 안타’ 나 ‘바가지 안타(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고 해 붙여진 말)’같은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정식 명칭은 텍사스 리거다.
텍사스 리거의 유래를 알려면 야구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890년 미국 텍사스 리그에서 톨레이도 소속 선수 아트 선데이가 이런 안타로 결승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를 두고 한 지방신문이 ‘또 하나의 텍사스 리그 안타가 터졌다’ 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후 텍사스 리거란 표현이 두루 쓰이게 됐다. 바람이 많이 부는 텍사스 지역의 기후적특성으로 이런 안타가 많이 나와 텍사스 리거란 이름이 붙었다는 설(說)도 있다.
‘행운의 안타’를 가리키는 또 다른 표현으로 ‘신시내티히트(Cincinnati hit)’가 있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쉬운 공인데 수비수들이 서로 미루다 놓쳐 만들어진 안타를 의미한다. 이 용어 역시 미국 프로야구 초창기에 탄생했다. 미국 오하이오주(州) ‘신시내티 레즈’팀 선수들이 서로 수비를 미루다 거푸 이런 안타를 허용한 것. 지금은 선수들끼리 콜플레이(call play·수비수끼리 몸이 부딪치지 않도록 각자의 위치 등을 말이나 동작으로 알려주는 것)가 이뤄져 공을 미루는 모습은 좀처럼 찾기 힘들지만 프로야구 초창기엔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알쏭달쏭 스포츠 용어] 야구 편_홈런만큼 짜릿한 '행운의 안타'
김재현 기자
kjh10511@chosun.com
빗맞은 타구가 내·외야수 사이에 떨어져 안타가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