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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엔 우리 학교 파티에 대해 소개할게요. 제가 다니는 포트리 스쿨엔 매달 다른 이름의 파티가 있어요.
미국은 새 학년이 9월에 시작돼요. 9월 말쯤 ‘Family Night’(패밀리 나이트)란 파티가 있어요. 여름 방학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온 걸 축하하기 위해 학교에서 마련한 가족 파티예요. 금요일 저녁 학생과 선생님 가족이 학교에 와서 핫도그랑 햄버거 같은 것도 사 먹고 춤도 추며 친구들과 어울려 놀아요. 이때 부모님들은 새 학년 선생님들과 얘기도 많이 할 수 있어요. 여기서 생긴 수익금은 학교 PTA(학부모회) 운영에 사용된대요. -
◆10월 31일엔 스타워즈 옷 입고 핼러윈 파티!
10월 말엔 핼러윈 파티가 있어요. 귀신들이 1년에 딱 한 번 무덤에서 나오는 걸 축하하는 날이에요. 귀신을 축하하면서 무서운 옷을 입어야 한다고 하는데, 저와 친구들은 이 기회에 평소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 옷을 주로 입어요.
이날은 핼러윈 복장을 하고 학교에 가서 학교 주변을 쭉 한번 도는 퍼레이드를 해요. 선생님은 물론, 많은 친구가 괴물·귀신·닌자·공주 등 다양한 옷을 입고 와요. 낮시간엔 클래스(class·반)에서 파티를 하고 저녁엔 학교 강당에서 댄스파티를 해요. 핼러윈 옷을 입고 초대된 가수, 친구들과 신나게 놀죠. 이건 비밀인데요. 전 올해 스타워즈의 복제 군인 옷을 준비해놨어요. 핼러윈 데이는 매년 10월 31일이랍니다.
11월 말이 되면 ‘Thanksgiving(추수감사절)’ 파티가 있어요. 추수감사절은 11월 셋째 주 목요일로 한국의 추석과 비슷해요. 미국에 처음 건너온 사람들이 이 즈음에 그해의 첫 추수를 하고, 그들을 도와준 인디언에게 감사하면서 함께 축제를 했대요. 이날을 축하하며 각 교실에선 부모님들이 머핀, 도넛, 음료 등을 준비해 파티를 열어주세요. 특히 우리 학교 1학년들은 필그림(pilgrim·처음 미국에 건너온 사람들)과 인디언 복장을 하고 칠면조 요리를 먹으며 첫 번째 추수감사절을 재연하는 행사를 해요.
12월엔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어요. 반에서 하는 파티 외에 특별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학교에 와서 사탕 같은 선물을 줘요. 물론 이건 PTA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미리 준비해준 거예요. 학년별로 산타가 계신 곳(주로 도서관이나 강당)에 가서 궁금한 걸 물어볼 수도 있어요.
◆인터내셔널 디너 파티 땐 태권도 시범 선보여
2월 말엔 밸런타인데이 파티가 있어요. 반 친구 모두에겐 공평하게 평범한 카드,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겐 특별한 카드를 주면서 행복과 사랑을 전하죠. 선생님과 부모님께도 사랑의 카드를 보내요. 또 교실에선 엄마들이 사탕, 초콜릿, 과자, 과일 등을 가져와 함께 나눠 먹으며 축하해요.
3월 말엔 닥터 수스(Dr. Seuss)의 생일 축하 파티가 있어요. 닥터 수스의 본명은 테오도어 가이젤(Theodor Geisel)이었대요. 하지만 아빠는 의사가 되길 원하고 본인은 작가가 되길 원해 두 개를 합쳐 만든 이름이 닥터 수스래요. 미국 어린이들 사이에선 아주 유명한 동화책 작가랍니다.
가장 유명한 책 중 하나가 ‘그린 에그스 앤드 햄(Green eggs and ham)’이란 책인데요. 음식이 맛없을까 봐 먹기 싫어하는 주인공이 마지막에 한번 시도해봤는데 아주 맛있다는 걸 알게 된다는 내용이에요. 무슨 일이든 일단 시도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죠. 그래서 이날 엄마들은 녹색으로 칠한 달걀과 햄을 가져와 우리가 먹어볼 수 있게 해 주는데 정말 맛있어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네요.
4월 마지막 주 금요일엔 ‘인터내셔널 디너 파티(International Dinner Party)’가 있어요. 각 나라 출신 엄마들이 그 나라의 전통 음식을 준비해와 뷔페식으로 저녁을 함께 먹고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는 공연도 하며 즐기는 가족 파티예요. 친구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죠. 지난 행사 땐 하와이 훌라댄스, 바이올린 연주, 한국 엄마들의 부채춤과 제 태권도 시범 등이 무대에 올랐어요.
6월엔 ‘End of the school year(학년 말)’ 파티가 있어요. 미국 학교는 6월 20일쯤 2개월간의 방학에 들어가고 방학을 마치면 새 학년이 돼요. 친구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한 학년을 무사히 마친 걸 축하하기 위해 교실에서 파티를 연답니다. 메인 음식인 피자는 PTA(학부모회)에서 준비해주고 각 교실의 부모님들은 과일이나 음료를 준비해주세요. 이날은 특별히 그동안 함께했던 선생님께 감사카드를 드리기도 해요.
많은 파티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파티는 바로 생일파티예요. 매일 아침 방송시간에 교장 선생님께서 그날에 생일을 맞은 친구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축하해주세요. 교실에선 오후에 생일인 친구의 엄마가 준비해준 간단한 음식을 함께 먹으며 다시 한번 축하하죠. 선생님도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카드와 간단한 선물을 주세요. 이렇게 파티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한 학년을 마치게 된답니다.
[출동! 어린이 특파원] 이번 달엔 무슨 파티가 있지? 파티 즐기다 보면 어느새 1년이 '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