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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게임 때문에성적이 자꾸 떨어져요.
초등학교 5학년이에요. 전 요즘 학원을 다 그만두고 인터넷 강의만 듣고 있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다 보니 집에서 혼자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하게 돼요. 예전엔 책 읽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은 집중력도 많이 떨어졌어요. 학원을 안 다니니 성적이 자꾸만 떨어지는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
A. 학원을 끊고 나서 왠지 모를 두려움에 둘러싸였군요. 혼자 해내려니 막막하고, 그래서 더 불안해지는 거죠? 하지만 선생님은 혼자 공부해 보려고 노력하는 어린이 모습에 박수부터 쳐주고 싶어요.
학원 도움 없이 혼자 공부하려면 꽉 짜인 틀을 벗어나 불안할 거예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답니다. 동물원 속 동물들의 삶은 안전하지만 나태(懶怠·행동이 느리고 게으름)하잖아요. 대신 정글 속 동물들은 위험해도 건강하고 박진감 넘치는 삶을 살 수 있죠.
선생님이 볼 때 어린이는 또래들보다 훨씬 일찍 자기주도학습의 기회를 찾은 것 같아요. 공부를 정말 잘하는 상위권 학생의 공통점이 바로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이거든요. 혼자 공부하다 보면 꽉 막혀 끙끙 앓기도 하고 답을 찾아 헤매기도 하죠. 하지만 결국 답을 맞혔을 때의 기쁨은 어떤 게임에도 비할 수 없어요. 게임 할 때 단계가 높아질수록 더욱 빠져들듯 공부도 얼마든지 재미를 붙여가며 할 수 있답니다.
공부를 할 땐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쉬운 문제에서 자신감을 얻으면 점점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거든요. 학습 시간도 처음부터 너무 길게 잡지 마세요. ‘이 정도는 당연히 할 만하지’라고 여길 정도의 짧은 시간, 예를 들어 ‘하루 30분’으로 정한 후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보세요. 일단 한 번 지켜낸 약속은 게임에서 승리한 것과 비슷한 뿌듯함을 선사합니다. 이후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는 거예요. 이제껏 지켜온 약속이 아까워서라도 공부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려갈 수 있게 된답니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다면 ‘자유시간’이란 선물도 주세요. 쉴 땐 쉬고, 공부할 땐 공부한다! 아셨죠? 다음 날부턴 공부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거예요. 5분만 더, 10분만 더 하는 식으로요. 그러면 어느새 집중력이 부쩍 늘어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컴퓨터 게임 시간도 자신과의 약속을 정하고 지켜보세요. 혼자 지켜낼 자신이 없다면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해도 좋아요. 처음 며칠은 컴퓨터 쪽은 쳐다보지도 말고 다른 걸 해보세요. 한동안은 지겨워 몸을 뒤틀다가도 하루 이틀 지나면 게임 없이도 지낼 만해집니다. 그다음엔 ‘하루 한두 시간’ 하는 식으로 게임 시간을 정해보세요. 무턱대고 게임을 끊으려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거예요.
잊지 마세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걸요.
[어린이 리더십 Q&A] "공부는 쉬운 부분부터 시작…게임 시간 정해 지켜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