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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산에서 자란 열매로 만든 중국 과자 산자피엔이에요.”
“엄마 나라 음식이네. 와, 쫀득쫀득하고 새콤달콤해!”
9일 ‘2010 다문화가정 어울마당’이 열린 서울 중구 장충동 충무초등학교 운동장은 온통 빨강·주황·노랑·초록색 티셔츠로 물결을 이뤘다. 한쪽에선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금발의 아빠와 아들이 빨개진 얼굴로 후후 불어가며 떡볶이를 먹었다. 다른 쪽에선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검은 피부의 어린이가 신나게 장구 장단을 맞췄다. -
티셔츠 색깔은 각각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빨강은 꿈, 주황은 희망, 노랑은 행복, 초록은 배려다. 다문화시대에 어린이들이 지녀야 할 아름다운 마음을 색깔로 표현한 것이다.
다문화가정 어울마당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07년부터 4년째 열고 있다. 다문화가정 어린이에게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고 ‘아버지(어머니) 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자는 게 행사의 취지다. 매년 참가자가 늘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150명이 늘어난 800명의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학부모가 참가했다.
경연마당·축제마당·놀이마당으로 꾸며진 이날 프로그램 중 단연 인기는 축제마당이었다. 특히 ‘세계 민속의상 체험’ ‘세계 여러 음식 맛보기’ ‘신나는 난타체험! 우리는 한마음’ ‘전통 복주머니 선물 포장’ 등은 오랜 시간 줄 서서 기다려야 참여할 수 있을 만큼 반응이 좋았다.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승혜 양(서울 상봉초 2년)은 “가족과 함께 엄마 나라 일본의 전통 의상을 입어볼 수 있어 특별한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벤요셉 군(서울 보광초 2년)은 “한국엔 투호(投壺·두 사람이 일정 거리의 병에 화살을 던져 누가 많이 넣는지 가리는 놀이)처럼 재밌는 민속놀이가 많은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학부모의 반응도 만족스러웠다. 이형순 씨(33세)는 “오늘 이곳에 와서 남편의 나라 우크라이나에 대해 아이와 대화하고 우크라이나 문화도 접해볼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김영식 서울시교육청 장학사(초등교육정책과)는 “이번 기회에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스스로를 ‘다른 존재’라고 여기지 않고 우리 모두가 하나의 공동체란 걸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엄마·아빠의 나라가 더 가깝게 느껴져요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다문화가정 어울마당 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