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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MLB) 데뷔 17년차인 박찬호(37세ㆍ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이름 앞에 새로운 수식어가 붙었다. 바로 ‘아시아 최다승 투수’다.
박찬호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대1로 앞선 5회말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동안 실점 없이 막아냈다. 통산 124승. 지난 9월 노모 히데오(일본)와 통산 123승으로 아시아 최다승 투수에 오른지 20일만에 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박찬호는 자신의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에 “시즌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경기에 3이닝씩이나 던질 수 있었고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대견했으며 나 자신에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
메이저리그 최다승 기록은 현재 사이 영(전 보스턴)이 갖고 있는 511승이다. 사이 영은 미국의 전설적인 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는 1957년부터 ‘사이영 상(賞)’이라는 이름으로 최우수 투수상을 수상하고 있다.
박찬호는 대학 시절인 1993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대회 쿠바와의 경기에서 154㎞의 강속구를 쏟아내며 메이저리그의 큰 관심을 받았고, 이듬해 곧바로 LA다저스에 입단,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1996년에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진출 2년 만에 메이저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선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하며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FA(Free Agentㆍ일정기간 자신이 속한 팀에서 활동한 뒤 다른 팀과 자유롭게 계약을 맺어 이적할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 또는 그 제도)를 앞둔 2000년에는 18승을 거뒀다. 이듬해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할 때는 ‘5년간 6500만달러(약 732억)’라는 천문학적 계약금을 받았다. 하지만 FA 이적 후 곧바로 부상과 슬럼프 탓에 마이너리그 생활을 오랫동안 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2008년 ‘친정팀’ LA다저스로 복귀해 구원투수로 4승을 올리며 복귀에 성공했다. 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이적 후 구원 투수로 활약을 펼치며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등판하기도 했다.
꿈은 이루어진다 박찬호 '아시아 최다승 투수'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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