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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이루수 정근우와 유격수 나주환이 지난 2007년부터 4년째 호흡을 맞춰오며 8개 팀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화려한 ‘키스톤 콤비(keystone combi)’를 이뤘다는 평가다. 둘 모두 끈질긴 승부근성에 빠른 몸놀림으로 탄탄한 SK 수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스포츠조선 8월 10일 보도 -
모든 스포츠엔 공격과 수비가 존재한다. 팀 스포츠인 야구의 경우 선수 각자가 맡은 공격과 수비 포지션이 정해져 있다. 특히 야구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포지션이 복잡한 데다 그 특징도 뚜렷해 새로운 표현으로 바꿔 쓰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야구에서 수비 포지션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말 중 특별한 표현이 있다. “경기장을 중심으로 봤을 때 중간 지역의 수비가 강한 팀이 진정한 강팀”이란 말이 그것. 여기서 중간 지역을 수비하는 포지션은 내야(內野)만 봤을 때 투수와 포수, 이루수와 유격수 등 네 가지 포지션을 뜻한다.
야구는 흔히 ‘투수와 포수 놀음’이라고 한다. 투수와 포수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야구에선 투수와 포수의 역할을 특히 강조해 ‘배터리(Battery)’란 표현을 사용한다. 투수와 포수를 배터리라고 부르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군사 용어에서 시작됐다는 설(說)이 가장 유력하다. 배터리는 군사용어로 포병 중대를 뜻한다. 포병은 원래 두 명씩 짝을 이뤄 한 명은 포탄을 넣고 다른 한 명은 이를 발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야구에서도 포수가 투수에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건네주는 게 마치 포병이 사격을 위해 포탄을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 배터리란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야구의 시작은 투수의 손 끝에서 시작해 포수의 글러브에서 끝난다는 것을 빗대어 표현한 셈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포지션인 이루는 두 명의 수비가 도맡게 된다. 이루는 이루수와 유격수의 몫이다. 흔히 이루수와 유격수는 ‘키스톤 콤비(keystone combi)’라고 부른다. 키스톤은 ‘조직의 중심’을 뜻하는데 그만큼 야구에서 이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의미다. 이루는 상대팀 공격 시 도루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짧은 안타 하나에도 상대 팀이 득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수비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루수와 유격수는 이루를 중심으로 한 수비 외에 상대팀의 번트 등 변칙 공격에 대비해 각각 일루와 삼루의 빈 공간을 메우는 등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포지션이다.
삼루는 ‘핫 코너(hot corner)’라고 불린다. 1889년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의 삼루수 힉 카펜터가 지키던 삼루 쪽으로 강한 타구가 날아나는 것을 보고 경기를 지켜보던 신시내티의 스포츠지 기자 렌 멀포드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당시엔 상대적으로 오른손 타자가 많아 공을 강력하게 당겨 치면 삼루수 쪽으로 강한 타구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표현이 사용됐다.
[알쏭달쏭 스포츠 용어] "포지션별로 재밌는 별명이 있대"
김재현 기자
kjh10511@chosun.com
'투수+포수=배터리'ㆍ'2루수+유격수=키스톤 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