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을 찾는 수만 명의 관중과 방송망을 타고 지구촌 수십억 인구가 지켜보는 F1 그랑프리는 ‘지상 최대의 스피드 축제’란 칭송에 걸맞은 규모를 갖추고 있다.
세계 정상의 무대에 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카트(KART)에서 시작해 F3, GP2 등의 포뮬러 하위 클래스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수많은 드라이버가 F1 진출을 꿈꾸지만, F1 서킷은 아무나 밟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F1 12개 팀에서 뛰는 드라이버는 단 24명. 각 팀의 테스트 드라이버까지 계산해도 30명가량만이 F1 머신의 운전석에 앉을 수 있다.
F1에 출전하려면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할까? 기본적으로 슈퍼 A 라이선스를 따야 한다. 슈퍼 A 라이선스는 F3나 GP2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선수가 다시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받을 수 있다. -
바늘구멍보다 좁은 F1 무대에 올랐다고 해도 주전 드라이버의 자리를 지키려면 끝없이 계속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최고 시속 350㎞ 이상으로 서킷을 질주하는 F1 레이스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F1 드라이버에게 필요한 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F1 머신의 핸들을 잡은 드라이버가 순간적인 가속과 감속, 코너링 때 받는 압력은 최대 4G(중력 가속도의 단위). 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는 지구 중력, 즉 드라이버 체중의 네 배에 달하는 힘이 짓누르는 것과 같다. 이때 심장박동수는 일시적으로 1분간 185회에 달한다. 호흡도 멈춰지면서 극도의 긴장상태에 이르게 된다. 보통 사람이 4G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시간은 4∼5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시속 300㎞로 달리는 머신에 수평으로 미치는 횡가속도(횡G) 역시 만만하지 않다. 횡G 역시 4G를 넘나든다. 강한 충돌사고가 있을 땐 6G를 넘기도 한다. 점보제트기가 이륙하는 순간의 압력이 1G 정도인 걸 생각하면 엄청난 압력을 극복하고 1시간 30분 동안 경주를 펼치기 위해 드라이버들이 받는 훈련이 얼마나 강도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
좋은 시력과 운동감각도 F1 드라이버가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속도가 시속 300㎞ 이상일 때 시야는 매우 좁아지고 시선도 순간적으로 바뀐다. 고도의 집중력과 정확한 판단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순간의 판단으로 경기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스포츠 선수의 나이는 20대 안팎이다. F1 드라이버의 평균 나이는 어느 정도일까? 2010년 F1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드라이버 24명의 평균 연령은 약 28세. 현역 최고령 드라이버는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로 41세고 J. 알퀘수아리(토로 로소)가 20세로 가장 젊다.
올 시즌 F1 레이스는 총 19차례 열린다. 평균 2∼3주마다 개최되고 기간 중 머신의 테스트 주행도 반복된다. F1 드라이버가 머신을 떠나 있는 오프시즌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된 일정을 소화하는 F1 드라이버가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7년 정도에 불과하다. -
현재 가장 오랜 선수 경력을 가진 드라이버는 루벤스 바리첼로(윌리엄즈)로 17년차다. 39세의 바리첼로는 1993년부터 F1 머신을 타 총 302회의 그랑프리에 출전했다. 16년 경력의 M. 슈마허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슈마허는 바리첼로보다 2년 앞선 1991년 데뷔했지만 2006년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뒤 4년 만인 올해 다시 서킷으로 돌아왔다.
F1 드라이버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드라이버의 수입은 팀이나 스폰서와의 계약료, 대회 수입 배당금 등으로 구성된다. F1 드라이버의 정확한 소득은 알려지지 않지만, M. 슈마허는 전성기 때 연봉과 광고 수익 등 총 8000만 달러(약 116억원)를 한 해에 벌어들이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누르고 전 세계 스포츠 스타 소득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950년부터 이어진 F1은 수많은 기록을 탄생시켰다. 그중에서도 그랑프리 우승, 폴포지션(예선 1위), 월드 챔피언, 출전 횟수 부문 등이 주요 기록으로 꼽힌다.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드라이버는 M. 슈마허다. 알랭 프로스트(프랑스)의 51승 기록을 갈아치운 슈마허는 현재까지 91승을 거뒀다.
슈마허는 F1의 역대 주요 기록을 보유하며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다. 통산 7회의 세계 챔피언 기록은 앞으로 수십 년 이상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슈마허는 역대 최다 우승을 비롯해 역대 최다 폴포지션(68회), 역대 최다 득점(1415점) 등 손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기록을 갖고 있다.
[꿈의 레이스 F1 그랑프리] F1 드라이버 되려면 '고강도 훈련' 견뎌야
가속·감속·코너링 때 받는 압력… 드라이버 체중의 네 배에 달해
F1 12개 팀 드라이버 '24명'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