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꿈을 좇는 인터뷰' 부모님이 보셔야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기사입력 2010.09.21 13:45
  • 류현아 기자

    요즘 어린이들은 참 바쁩니다. 공부 때문이지요. 학교가 끝나면 영어 학원으로, 수학학원으로 뛰어가야 하고, 저녁 늦게 집에 돌아가선 두툼한 학습지를 풀어야 합니다.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일입니다. 문제는 많은 어린이가 목표도 없이, 그저 어른들 성화에 떠밀려, 이유도 모른 채 하기 싫은공부를 억지로 하고 있다는 거지요.

    전 요즘‘1%의 어린이’를 만나러 다닙니다. 대한민국 어린이의 99%가 오직 공부만을 향해 뛰어가는 동안,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걷는 어린이들이지요. 이들의 이야기는 매주 화요일자 3면‘꿈을 좇는 인터뷰’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어린이들은 어찌 보면 ‘행운아’입니다. 일찌감치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발견했거든요.

    하지만 이들이 행운아인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입니다. 모두가 오로지 ‘공부, 공부!’를 외치는 현실이지만 이 어린이들의 부모님 생각은 좀 다르거든요. 하나같이 ‘공부가 아니어도 좋다’, ‘ 내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답니다.

    열세 살에 요리사 자격증을 여섯 개나 딴 강현지 양(경북 김천 중앙초등 6년)의 부모님은 요리 학원에 보내달라는 딸의 요청에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초등생 때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멋진 교육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만 10세 나이에 화장품 회사 수석 디자이너가 된 김주한 군의 부모님은 ‘오로지 그림만 그리고 싶다’는 아들의 마음을 헤아려줬습니다.

    ‘꼬마 로봇 박사’ 이호성 군(인천 경인교대부설초등 5년)의 아버지는 로봇에 관심을 보이는 아들을 위해 벌써 몇 년 째 아들과 함께 로봇 공부에 한창이랍니다.

    어린이의 꿈은 어린이 혼자 키울 수 없습니다. 자녀를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는 부모님이 없다면 그 꿈은 시들어버립니다. 결코 커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 ‘꿈을 좇는 인터뷰’ 지면을 부모님이 꼭 봐주셨으면 합니다. 기사의 행간에 숨어 있는, 아이의 재능과 소질을 알아보고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님 의 사랑과 열정을 꼭 알아채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