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된 연습벌레들
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기사입력 2010.09.21 13:45

진주 중안초 ‘윈드 오케스트라’전국대회 초등부서 잇따라 최우수상

  • “방학에도 땀 흘려 연습한 보람이 있어 기뻐요.”

    경남 진주 중안초등학교(교장 정순곤)의 교내 관현악단 ‘윈드오케스트라(Wind orchestra)’가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 8월 29일 강원 춘천시가 주최한 제8회 전국관악대회에서 초등부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9월 11일 전북 부안에서 열린 제35회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주최 한국관악협회)에서도 초등부 최우수상을 차지한 것.

    사실 윈드 오케스트라의 이번 수상은 우연이 아니다. 1984년 창단, 올해로 역사가 27년이나 되는 베테랑 팀이기 때문이다. 큰 상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관악경연대회인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에서만 대상 1회, 최우수상 7회의 기록을 세웠다.

  • 지난 9월 11일 열린 제35회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 중안초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들. 중안초는 이 대회에서 초등부 최우수상을 받았다. / 경남 진주 중안초 제공
    ▲ 지난 9월 11일 열린 제35회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 중안초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들. 중안초는 이 대회에서 초등부 최우수상을 받았다. / 경남 진주 중안초 제공
    음악교육에 쏟는 중안초의 노력은 남다른 데가 있다. 이 학교의 교육목표는 ‘전교생이 악기 하나씩은 다룰 줄 알기’ 다. 윈드오케스트라 단원은 그 중에서도 악기 연주 실력이 빼어나고 오케스트라 활동에 적극적인 60명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강제적인 것도 아닌데 ‘연습벌레’ 소리를 들을 만큼 매일 연습장을 찾는다. 연습에 쏟아 붓는 시간은 수업 시작 전 ‘0교시’ 와 방과후 3시 30분부터 5시까지 등 총 2시간 30분씩이다. 연습엔 방학도 없다. 이번 여름방학의 경우 두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매일 오전 9시부터 세 시간씩 각자 파트 연주를 다듬고 지휘자와 함께 화음을 맞추는 등 연습에 구슬땀을 흘렸다. 대회 시작 전 일주일은 밤늦게까지 연습실의 불을 밝혔다.

  • 대회 직후 상장을 펼쳐들고 기뻐하고 있는 단원들과 한국관악협회 정창민 부회장.
    ▲ 대회 직후 상장을 펼쳐들고 기뻐하고 있는 단원들과 한국관악협회 정창민 부회장.
    단원 부모님의 응원도 이들의 열정에 힘을 실어줬다. 연습 때마다 돌아가며 식사와 간식거리를 싸들고 학교를 찾아와 단원들을 격려한 것. 악장 김근호 군(6년·트롬본)은 “지난 대회가 (내 파트인) 트롬본 솔로연주회였다면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진 못했을 것” 이라며 “60명이 다함께 힘을 모아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우리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말했다.

    지휘를 맡고 있는 김용탁 선생님은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 일정이 다가올수록 우리 팀의 완성도가 부족한 것 같아 조바심을 냈던 게 사실”이라며 “한창 더울 때 매일 이어진 야간 연습에 지칠 법도 한데 단원 모두가 잘 따라와준 게 더없이 고맙고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