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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시대 때 왕이 살았던 사비왕궁이 17일 충남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에서 공사 시작 12년 만에 일반에 공개됐다. 삼국시대 왕궁 중 최초로 고증(考證·예전 사물을 문헌에 기초해 밝힘)을 거쳐 다시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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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왕궁을 중심으로 한 백제 사비성은 1400년 전 세워진 계획도시다. 사비성 건설은 백제 26대 왕인 성왕(?~554)이 추진한 것으로, 523년부터 15년간 매년 약 200만 명이 투입돼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비왕궁을 비롯해 사비성의 바둑판 모양 시가지, 대규모 상수도시설, 백제를 대표하는 구드래 국제항 등이 이 기간 중 완성됐다. 성왕은 사비성과 사비왕궁이 완성된 538년 백제의 수도를 웅진(현재의 충남 공주)에서 사비(현재의 충남 부여)로 옮겼다.
18일 개막한 ‘2010 세계대백제전’에 맞춰 모습을 드러낸 새 사비왕궁은 고대 궁궐의 기본배치 형식에 따라 지어졌다. 천정전(天政殿)을 중심으로 모두 14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면적은 4492㎡다. 천정전은 궁궐 안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신년하례식·외국사신 접견 등 국가와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사용됐다. 이외에도 왕이 문관(文官)들과 집무를 보던 동쪽의 문사전(文思殿), 무관(武官)들과 집무를 보던 서쪽의 무덕전(武德殿) 등 나머지 건물도 백제 당시 사비왕궁의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되살려냈다.
백제 사비왕궁, 1400년 만에 다시 서다
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공사 시작 12년 만에 일반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