依依可佩풀이 푸르러 훌륭한 지경 이육사의 '묵란도' 첫 공개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기사입력 2010.09.18 23:30
  • ‘광야’의 시인 이육사(1904~1944)가 남긴 묵란도(墨蘭圖)의 원본<그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열리고 있는 특별전 ‘붓 길, 역사의 길’에서 개인이 소장한 육사의 묵란도를 입수해 전시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 육사가 생전에 남긴 난초 그림은 모두 두 점으로, 이번에 공개된 그림은 그의 육필 시고집인 ‘이육사시고’(李陸史詩稿)의 표지로 쓰였다. 가로 33.8㎝, 세로 24.2㎝의 이 그림 옆엔 ‘依依可佩’(의의가패)란 제목이 붙어 있다. ‘풀이 무성해 싱싱하게 푸르니 가히 경탄할 만큼 훌륭한 지경’이란 뜻으로 육사가 직접 묵을 갈아 쓴 것이다.

    이 작품은 육사가 둘도 없는 친구 신석초(1909~1975)에게 준 것으로 1974년 육사의 미발표 유고인 ‘바다의 마음’과 함께 잡지 ‘나라사랑’ 16집에 실리면서 공개됐다.

    이육사는 일제강점기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본명은 이원록이다. ‘이육사’란 필명은 1927년 대구형무소 수감 당시 받은 수인번호 ‘264’의 음을 딴 ‘二六四’에서 나왔으며 나중에 이육사(李陸史)로 고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