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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 7월 1일 잠정 발효(發效·효력이 나타남)된다. 2007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지 3년 5개월 만이다. FTA는 ‘Free Trade Agreement’의 약자로 국가 간의 모든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협정을 말한다.
EU 이사회 의장국인 벨기에 스테픈 파나케레 외무장관은 16일<이하 현지 시각> 특별이사회를 갖고 “27개 회원국이 한·EU FTA를 승인했으며 오는 10월 6일 브뤼셀에서 정식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의 FTA는 EU 회원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반대에 부딪혀 이제까지 성사되지 못했다. 자국의 자동차산업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FTA에 반대해온 이탈리아는 발효 시점을 6개월 늦추는 조건으로 반대의 뜻을 굽혔다. 정식 발효 시기는 잠정 발효로부터 2~3년 후이지만 잠정 발효 때부터 협정문 내용의 대부분이 효력을 갖게 된다. -
이날 이사회가 한·EU FTA 정식 서명을 예고함으로써 EU는 유럽 의회에 동의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은 10월 6일 서명이 이뤄진 직후 국회에 비준(批准·헌법상의 조약 체결권자가 조약내용을 최종 확인하는 절차)동의안을 제출하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번 FTA 체결로 국내 기업은 EU란 거대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EU의 국내총생산(GDP)은 18조 달러로 세계 GDP의 약 3분의 1(30.2%)을 차지한다. 한국과의 교역 규모도 1000억 달러에 이르러 중국 다음으로 크다. 협정이 체결되면 EU가 수입 공산품 전 품목에 매기던 관세(5.6%)는 최대 5년 이내(99%는 3년 이내)에 사라질 전망이다.
한국-EU FTA, 내년 7월 잠정 발효
최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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