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 대상 받은 '미래 과학자 2인'
과천=김재현 기자 kjh10511@chosun.com
기사입력 2010.09.15 09:51
  • 한국원자력문화재단과 소년조선일보가 주최한 제2회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 시상식이 13일 오후 2시 국립과천과학관 앤씨홀에서 열렸다.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원자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탐구정신을 길러 주기 위해 개최된 제2회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는 총 650편의 탐구 보고서가 출품돼 열띤 경쟁을 펼쳤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학생들은 총 66명. 시상식엔 이 중 대상·특상·금상 수상자 16명이 참석했다.

    올해 대회의 탐구 주제는 △원자력 발전소(또는 방사선)의 이해 △방사선의 응용 사례 △원자력과 환경 및 미래 에너지 등 세 가지였다. 가장 큰 영예(榮譽·영광스러운 명예)인 대상 수상자 박재현 군(서울 을지초 6년)과 조완 군(서울 경인초 5년)을 만났다.


    "혼자 힘으로 해내 더 뿌듯해요"
    '먹는 음식에서 얼마만큼의 방사선이…' 박재현 군


  •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는 방사선이 얼마나 나올까'란 주제로 대상을 수상한 박재현 군(서울 을지초 6년) /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제공
    ▲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는 방사선이 얼마나 나올까'란 주제로 대상을 수상한 박재현 군(서울 을지초 6년) /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제공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얼마만큼의 방사선이 나올까?’란 주제로 대상(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은 박재현 군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탐구를 시작했다. “책을 읽다 우연히 칼륨 40이란 게 있단 걸 알게 됐어요. 칼륨 40은 음식물을 통해 몸속에 들어오는 방사선의 일종이거든요. ‘우리가 흔히 먹고 마시는 음식이나 물에서도 방사선이 많이 나올까?’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그게 이번 연구의 시작이었죠.” 출발은 박 군의 집에서 즐겨 마시던 북한산 약수였다. “약수를 뜨러 산에 가는 길에 ‘암석에서도 방사선이 나올까?’ 또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서울 주변 국립공원을 돌아다니며 추가 조사까지 마쳤습니다.”

    박 군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건 이번 탐구의 모든 과정을 혼자의 힘으로 해냈다는 사실이다. “어른들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혼자서 해냈다는 것만 해도 뿌듯했는데 대상까지 받게 돼 기쁨 두 배예요.” (웃음) 박 군의 어머니 고현희(40) 씨는 “재현이가 곧 중학생이 되는데 어떻게 대회 사실을 알고선 혼자서 나가 보겠다고 해 ‘이제 정말 다 컸구나’ 생각했다”며 “상을 못 받더라도 탐구과정에서 충분히 뭐든 배우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원자력 온배수 활용법 고민했죠"
    '원자력 온배수의 르네상스' 조완 군
  • '원자력 온배수의 르네상스'로 대상(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한 조완 군(서울 경인초 5년) /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제공
    ▲ '원자력 온배수의 르네상스'로 대상(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한 조완 군(서울 경인초 5년) /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제공
    또 다른 대상(지식경제부장관상) 수상자인 조완 군의 탐구 주제는 ‘원자력 온배수의 르네상스’.

    온배수(溫排水)란 원자력 발전소에서 수증기를 식히는 데 사용된 후 강이나 바다에 배출하는 따뜻한 물을 의미한다. 대개 환경 생태계를 파괴해 어업 등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 군은 거꾸로 ‘온배수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궁리했고, 그 결과가 이번 탐구였다.

    “뉴스에서 전남 영광에 아쿠아리움이 개장했단 소식을 접했어요. 그런데 그곳에선 온배수를 이용해 열대어를 기른다고 하더라고요. 원자력 발전에 사용한 물로 물고기를 기른다는 사실에 호기심이 발동해서 탐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조 군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단순 탐구에 그치지 않고 실험에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온배수를 활용한 나만의 다목적 플랜트’를 만든 것.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잖아요. 온배수를 재활용해 지역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어요. 제 실험 결과, 온배수로 충분히 농사도 지을 수 있고 양식장도 만들 수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온배수로 돌아가는 다목적 발전소를 지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조 군의 아버지 조수신(50) 씨는 “입상자 66명 안에 든 것만으로도 장하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대상까지 받아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