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타고, 훈련 관람도 하고··· "평화의 소중함 깨달았어요"
포천=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9.04 23:53

'안보 견학' 포천 승진훈련장을 가다

  • 훈련 관람을 마친 어린이들이 K-1 전차에 올라 국군 장병으로부터 거수경례법을 배우고 있다.  포천=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 훈련 관람을 마친 어린이들이 K-1 전차에 올라 국군 장병으로부터 거수경례법을 배우고 있다. 포천=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쾅! 쾅! 쾅!”

    4㎞ 떨어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일대에서 발사된 155㎜ K-55 자주포 포탄이 표적에 명중하자 흙기둥이 치솟았다. 자주포의 포격을 신호로 곧이어 국군의 주력 K-1전차(88전차) 세 대가 굵직한 엔진 소음을 내뿜으며 적진으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끼릭, 끼릭, 크르르르···.”

    50여를 빠르게 전진한 전차는 방호벽 뒤에 몸을 숨기는가 싶더니 숨돌릴 틈도 없이 105㎜ 주포에서 섬광(閃光·순간적으로 강하게 번쩍이는 빛)을 뿜으며 ‘가상의 적’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적을 제압한 전차는 다른 적의 공격을 피해 즉시 황색 연막탄을 터뜨리며 신속하게 자리를 이동했다.

    “적 전차 출현. 공격 헬기 지원 바람.”

    전차 부대에서 공중 지원 요청 무전이 타전(打電)되자 AH-1 코브라와 500MD 공격형 헬기 한 대씩이 하늘에 나타났다. 불과 10여분 만에 M60 기총과 토우 미사일로 가상의 적 전차 10대를 완파(完破·상대편을 완전히 무찌름)한 헬기는 산 능선 아래로 유유히 사라졌다.

    1일 오전 10시 30분 육군 11기계화 보병사단 56전차대대의 공중·지상 합동훈련이 실시된 승진훈련장(경기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안전을 위해 훈련장에서 500 정도 떨어진 곳에 마련된 관람석에서도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K-1전차를 비롯한 국군의 화력은 대단했다.


  • 육군 11 기계화 보병사단 56전차대대 K-1 전차들이 105㎜ 주포를 발사하고 나서 연막탄(황색)을 발사해 적의 시선을 차
단하는 회피기동을 하고 있다.
    ▲ 육군 11 기계화 보병사단 56전차대대 K-1 전차들이 105㎜ 주포를 발사하고 나서 연막탄(황색)을 발사해 적의 시선을 차 단하는 회피기동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4일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 승진훈련장이 매회(수요일 오전 11시~오후 1시) 평균 500명의 관람 인원을 기록하며 새로운 안보 견학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승진훈련장은 1952년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설치한 것으로 1973년부터 한국군이 인수해 사용하고 있다. 면적 1895만㎡로 단일 훈련장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군 전투기·육군 항공부대 헬기·지상 부대가 합동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육군 8사단과 포천시,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안보 견학 프로그램은 1시간 30분간의 훈련 관람은 물론, 실제 훈련에 참여한 전차와 장갑차, 구난전차 등 장비에 탑승해 장병에게 궁금한 점 등을 묻고 답하는 등 체험 위주로 구성됐다.

    8사단 교훈참모 김영기 중령은 “우리 군의 현대화된 장비와 철저한 교육 훈련 견학을 통해 천안함 사태 등으로 인해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훈련을 공개하게 됐다”며 “안보 견학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 장비 이동과 포격 소음 등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한 송우원 군(인천 경인교대부설초등 5학년)은 “전쟁 영화를 볼 땐 그냥 멋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제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화롭게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 전영희 씨는 “아이들이 전쟁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훈련장을 찾았다”며 “전쟁박물관 같은 곳에서 전시된 모형이 아니라 실제 장비와 훈련 모습을 볼 수 있어 현장감 있는 교육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안보 견학 프로그램은 9월 29일과 11월 10·17·24일 총 4회 진행될 예정이다. 견학 신청은 온라인(www.go4peace.co.kr)을 통해 할 수 있다.
  • ▶포천 인근 가볼 만한 곳

    △아트밸리(www.artvalley.or.kr)


  • 남정탁기자
    ▲ 남정탁기자
    국내 최초로 폐채석장을 친환경 문화·예술공원으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돌을 캐내고 난 자리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천주호와 병풍처럼 펼쳐진 돌산이 아름다운 조경을 뽐낸다. 조각공원, 미술 전시장, 체험 공방 등도 운영된다.

    △철의 삼각지


  • 조선일보 자료사진
    ▲ 조선일보 자료사진
    포천에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지역으로 6·25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지역이다. 인근에 북한군이 남침을 위해 뚫은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1946년 초 북한 지역이었을 당시 조선노동당이 지은 노동당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평강식물원(www.peacelandkorea.com)


  • 포천=남정탁 기자
    ▲ 포천=남정탁 기자
    59만5542㎡ 부지에서 7000여 종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백두산, 히말라야, 로키산맥, 알프스 등 고산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월귤, 왕백산차, 에델바이스 등 고산식물이 자라는 암석원은 동양 최대 규모다. 서울시교육청 지정 체험학습기관이다.


    △한가원(www.hangaone.com)


  • 한가원 제공
    ▲ 한가원 제공
    김규흔 명인(국가지정 한과명인 26호)이 운영하는 한과문화박물관과 유과·다식·강정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한과 체험 외에도 한지 과기 만들기, 한지 종 만들기, 다도(茶道·차를 달이거나 마실 때의 방식이나 예의범절)교육, 전통놀이 체험 등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