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년 후엔 태양도 죽는대요"
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기사입력 2010.08.30 09:47

연세대 전파천문대서 '한여름 과학 콘서트'

  • “강연과 체험으로 우주과학의 신비를 배워요~”

    28일 오후 3시, 서울 연세대 전파천문대(서대문구 신촌동)에 50여 명의 어린이와 가족이 모였다. 과학책 출판사인 사이언스북스가 마련한 ‘한여름 과학콘서트’ 참석자들이었다. 이 ‘콘서트’엔 가수 대신 두 명의 과학자가 무대에 올랐다. 이석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와 전중환 경희대 학부대학 교수가 그 주인공. 각각 최근 과학책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와 ‘오래된 연장통’을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



  • 28일 서울 연세대 전파천문대에서 열린 ‘한여름 과학콘서트’에 참가한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천문대 견학 도중 포즈를 취했다./손정호 인턴기자
    ▲ 28일 서울 연세대 전파천문대에서 열린 ‘한여름 과학콘서트’에 참가한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천문대 견학 도중 포즈를 취했다./손정호 인턴기자
    “태양은 지금도 1초마다 1조 개의 수소폭탄을 터뜨리고 있어요. 엄청난 위력이죠. 하지만 태양도, 다른 별들도 언젠가는 죽습니다.” 이석영 교수는 “지금으로부터 50억 년 후엔 태양이 적색거성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붉은색의 큰 별’이란 뜻을 지닌 적색거성(赤色巨星)은 중심핵에서의 수소 연소 활동을 끝내고 죽음을 준비하는 ‘할아버지 별’을 의미한다.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지구도 존재할 수 없다. 이 교수는 “10~20년 안에 인류는 백만 개 이상의 별을 발견하겠지만 생명체를 발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만큼 오늘날 지구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특별하다는 얘기였다.

    진화심리학자인 전중환 교수는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의 말을 인용해 진화(進化·생물이 점진적으로 변해가는 현상)에 얽힌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줬다. “진화란 세대를 거치며 생물의 특징이 점차 변하는 거예요. 이를테면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에서 피카츄가 라이츄로 되는 건 진화라고 할 수 없죠.” 전 교수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하나의 조상에서 진화해온 것이므로 생물은 서로가 서로에게 먼 친척뻘”이라며 “오늘날 살아남은 생물은 수백만 년에 걸쳐 바뀌어온 자연환경에 정교하게 적응해온 결과”라고 덧붙였다.

    두 교수의 강연이 끝난 후엔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과 함께하는 연세대 전파천문대 견학이 이어졌다. 손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전파천문대가 설치된 곳은 서울·울산·제주 등 세 곳뿐이다. 전파천문대는 우주 전파 신호를 전파망원경으로 읽어들여 생생한 우주 영상을 얻어내는 장치. 한국천문연구원이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해이스택(Haystack) 천문대와 함께 개발했다.

    부모님과 함께 이날 행사장을 찾은 조은희 양·조재빈 군(경기 파주 송화초 5년·3년) 남매는 “오늘 강연을 듣고 나서 빅뱅 등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우주과학에 대한 상식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