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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3조에선 어린이나 청소년이 게임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컴퓨터를 제한 시간 이상 사용하면 자동으로 꺼져 한동안 다시 켤 수 없는 ‘신데렐라 컴퓨터’ 도입을 제안합니다.”
25일 오후 ‘제7회 대한민국아동총회’가 한창인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 전국 각지에서 모인 어린이 대표들이 12개 조로 나뉘어 식품안전·교통·학교·미디어·성범죄 등 각 분야에 관한 날카로운 의견들을 쏟아냈다.
미디어 분야 토론 결과를 발표한 3조는 이 밖에도 “어린이들이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유해 사이트에 가입하는 일을 막기 위해 부모님만 아는 ‘성인인증 전용 비밀번호’를 따로 발급하자”는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식품안전 분야 토론 내용을 발표한 4조는 ‘원산지 및 식품 관련 정보 표기 글자 확대’와 ‘학교 앞에서 판매되는 싸구려 식품에 대한 단속 강화’를 제안했고, 11조는 사이버 성폭력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사이버 수사대 활동을 강화해달라는 주장을 펼쳤다. -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아동단체협의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아동총회는 매년 전국 어린이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어린이를 둘러싼 각종 문제를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어린이의 권리를 증진하는 행사다. 특히 ‘아동이 원하는 환경을 말하다’란 주제로 열린 올해 총회엔 지역대회를 거친 아동 대표 100명과 탈북·이주아동 20명 등 초등 4학년에서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 12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사흘간의 일정 동안 △지난해 총회에서 나온 결의문 5개 항이 정책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확인하고 △조별 담당 분야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발표한 후 △서울광장으로 나가 아동권리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행사 마지막 날인 26일엔 각 조에서 나온 여러 의견 중 투표로 선정된 대여섯 가지 사항을 ‘결의문’ 형태로 작성해 정부에 전달하게 된다.
총회 참가자 박준희 군(서울 대광초 5년)은 “우리의 건의사항이 정부 정책에 직접 반영된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게임중독 막는 '신데렐라…'를 건의합니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아동총회' 개최… 미디어·환경 문제 놓고 열띤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