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만들고… 상상의 눈이 커져요"
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기사입력 2010.08.24 09:41

뭉글뭉글 생각 구름이 '두둥실'… 조각조각 비밀상자가 '뚝딱'
미술 전시·수업을 하나로 '원더랜드'展

  • “자, 이제부터 상상의 나라로 떠나는 거예요. 머릿속에 뭐가 떠오르죠?”

    22일 오후, 서울 구로아트밸리(구로구 구로동) 지하 1층 갤러리. ‘원더랜드’란 이름의 전시회가 한창인 이곳의 한 동물 조각상 앞에 어린이 3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미술관 측이 마련한 어린이 미술체험교실 ‘조각조각 비밀상자’ 의 참가자들이었다.

    어린이들은 39점의 전시 작품을 모두 둘러본 후 2층 체험교실로 이동했다. 이날 수업은 ‘고양이’를 주제로 종이상자 4개 면을 완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쪽 면엔 선생님이 미리 준비해온 고양이 그림이 붙여졌고, 다른 쪽 면엔 고양이가 좋아하는 생선과 생쥐가 그려졌다. 나머지 2개 면은 스크래치(여러 색 크레파스를 종이에 가득 칠한 후 다른 색을 덧입히고 뾰족한 물건으로 긁어 완성하는 미술기법) 작품과 지우개로 만든 고양이 도장으로 각각 장식됐다. 고양이 그림에 색을 입히고 생선과 생쥐를 그려넣는 일, 상상력을 발휘해 ‘나만의 스크래치’ 작품을 완성하는 일 등은 모두 어린이들의 몫이었다.

  • '원더랜드' 전시회 부대행사로 마련된 어린이 미술체험교실 '조각조각 비밀상자' 참가 어린이들이 수업 후 각자 만든 상자를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 손정호 인턴기자
    ▲ '원더랜드' 전시회 부대행사로 마련된 어린이 미술체험교실 '조각조각 비밀상자' 참가 어린이들이 수업 후 각자 만든 상자를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 손정호 인턴기자
    상자를 완성한 어린이들은 뚜껑에 풀을 바르고 솜도 붙였다. 솜이 나타내는 건 뭉게구름. 상자에 솜을 붙이자 밋밋했던 상자가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모든 작업이 끝난 후엔 상자 안에 ‘소원 종이’ 도 한 장 넣었다. 자신의 꿈이나 소원을 쓰거나 그린 후 비닐로 곱게 싼 종이였다. 그러고 나서 상자 속을 아무도 보지 못하게 테이프로 막으면 비밀상자 완성!

    길희원 양(경기 화성 고성초 2년)은 “똑같이 생긴 상자가 수업 후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완성된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축구선수가 꿈인 임현빈 군(서울 노원초 3년)은 축구 경기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소원 종이’ 에 그려넣었다. “두고 보세요. 머지않아 제 소원이 이뤄질 테니까요.”

    이날 강의를 맡은 김미은 선생님은 “미술 교육은 대상자가 초등 저학년일 때 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누구나 각자 자신만의 생각이 있죠. 하지만 어른이 되면 고정관념이 많아져 창의성을 점점 잃게 돼요. 특정 그림을 보고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는 활동도 학습자가 어릴 때 많이 해보는 게 좋습니다.”

    이날 수업에 활용된 고양이 그림 등은 ‘원더랜드’ 전에 참여한 작가 김연두 씨의 작품을 응용한 것이다. ‘원더랜드’ 전은 29일까지 계속된다. 관람료 무료. 어린이 미술체험교실은 26일부터 29일까지 매일 오전(‘뭉글뭉글 생각구름’ ·10시 30분~12시)과 오후 (‘조각조각 비밀상자’·2시~3시 30분)에 진행된다. 문의 02-2029-1746, www.guroartsvalley.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