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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한장으로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지? 용이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22일 ‘제1회 대한민국 종이접기 서울 컨벤션’이 열린 서울 보라매공원 청소년 수련관 2층 전시장. 세계적 종이접기 작가 카미야 사토시(일본)의 작품 ‘류진’(용신·龍神) 앞에 모여든 어린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섬세하고 사실적인 묘사가 특징인 작가의 대표작답게 용의 비늘 하나하나까지 놀랍도록 정교하게 표현해낸 이 작품은, 풀이나 가위를 전혀 쓰지 않고 가로세로 3m 크기의 커다란 종이 한 장을 오로지 접고 또 접어 만든 것.
한국종이접기협회가 창립 21주년을 맞아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진행한 이번 행사에선 국내외 종이접기 대가들의 작품 200여점이 한자리에 전시됐다. 해외 작가로는 카미야 사토시와 함께, 철저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브라이언 찬(미국)의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간결한 표현으로도 사물의 특징을 잘 잡아낸다는 평가를 받는 서원선 작가의 소포지(소포용 포장지) 작품을 비롯해 이재구·장용익·김세익·김민석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여러 점 소개됐다. -
유명 작가들로부터 직접 작품 제작과정을 배워보는 ‘종이접기 교실’도 큰 호응을 얻었다. 별 하나부터 다섯 개까지의 난이도를 정해놓은 게 특징. 선착순으로 모집한 참가자 130여명은 일본·미국·중국·영국 등 해외 작가와 국내작가 35명이 준비한 여러 강의를 자신의 수준에 맞게 선택해 종이접기 방법과 기술을 배웠다.
강승원 군(서울 언북초 6년)은 “인터넷 종이접기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컨벤션에 참가하게 됐다”며 “꼭 만나보고 싶었던 카미야 사토시와 브라이언 찬에게 직접 종이접기를 배울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백민지 양(전북 익산 이리모현초 6년)은 “인터넷으로만 봤던 유명한 작품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신기했고 실제로 보니 훨씬 더 대단했다”며 “열심히 해서 언젠가 나도 그런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말했다.
송홍연 한국종이접기협회장은 “종이접기는 어린이에게 창의력과 집중력, 인내심을 길러주고 두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종이접기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와 이것도 종이로 만든 거예요?" 종이 한장의 예술…'제1회 종이접기 서울 컨벤션'에 가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전 세계 작가 작품 전시…정교한 묘사에 아이들 눈 '휘둥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