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북이 "9개월간 여행 마치고 한국 왔어요"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
기사입력 2010.08.20 09:42

부산서 방류한 푸른바다거북 日거쳐 회유

  • 지난해 부산에서 바다로 돌려보내진 푸른바다거북, 일명 ‘은북이’<사진>가 9개월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19일 “지난해 10월 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해 바다로 보냈던 은북이가 제주도와 일본을 거쳐 7월 초 다시 우리나라 남해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은북이는 2008년 6월 26일 거제도 인근 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구조된 암컷 푸른바다거북이다. 구조된 후 국토해양부 지정 해양동물 구조치료기관인 부산아쿠아리움에서 보호해 왔으며, 이후 어떤 경로를 거쳐 회유(回游·바다생물이 알을 낳거나 먹이를 찾기 위해 일정한 시기에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떼 지어 헤엄쳐 다니는 일)하는지 조사할 목적으로 바다에 놓아줬다.

    은북이는 방류 후 △남서쪽으로 이동했다가 △닷새 만에 자신이 잡힌 거제도 수역으로 옮겨 잠시 머문 뒤 △10월 말 제주 동쪽 우도 부근 해역에 도착해 올 1월 말까지 머물렀다. 그 후 △일본 남서쪽 후쿠오카 부근 해역에서 지내다 7월 초 고흥반도로 돌아왔다.

    고래연구소 문대연 연구원은 “은북이는 우리나라 바다거북이 국내뿐 아니라 일본 연안으로 이동해 서식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첫 사례”라며 “앞으로 우리나라 연안의 바다거북을 보존·관리하려면 일본과 공동 연구가 필요하단 걸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