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 찾기 놀이'로 흥미와 원리 찾아주세요
김소엽 맛있는공부 기자 lumen@chosun.com
기사입력 2009.09.07 03:31

부부 과학자가 말하는 과학 지도하는 법

  • 수학만큼이나 어렵고 골치 아픈 교육이 바로 과학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쉽고 재밌게 과학을 지도 할 수 있을까? 생활 속 숨은 과학의 원리를 찾아 과학에 대한 흥미와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양대 청소년 과학기술진흥센터 최정훈(53·화학과 교수) 센터장과 황북기(43) 연구교수 부부. 이들에게 효과적인 과학교육법에 대해 물었다.

    최정훈·황북기 교수 부부는 과학 강연극과 이동 과학교실 활동으로 청소년들에게 '재밌는 과학 마법사'로 불리고 있다. 딱딱한 교실 과학수업에서 벗어나 실험과 원리 이해로 과학의 재미를 심어주기 때문이다. 최정훈 교수는 "아이가 과학을 싫어한다면 과학을 제대로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학 강의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딱딱해서 재미가 없죠. 반대로 연극은 재미는 있지만, 원리 전달이 잘되지 않아요. 그래서 과학 강연극을 만들었습니다. 하나의 원리를 이야기 속에 담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거죠."(최정훈)

  • 한양대 청소년 과학기술진흥센터 최정훈(53·화학과 교수) 센터장과 황북기(43) 연구교수 부부./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 한양대 청소년 과학기술진흥센터 최정훈(53·화학과 교수) 센터장과 황북기(43) 연구교수 부부./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과학 강연극은 80년대 초반 황북기 교수가 동네 아이들을 모아 놓고 간단한 실험이나 과학 이야기를 들려주던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하나둘씩 아이들이 모이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옆 동네 아이들까지도 관심을 갖었다. 황 교수는 "86년 여름방학에 국내 최초로 과학교실을 열었다. 이후 조금씩 변화를 겪다가 2002년 이동 과학교실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동 과학교실은 실험 장비를 갖춘 과학차다. 매년 3월 전국에 있는 초·중·고교로부터 신청을 받아 전국을 돌며 현장 교육을 하고 있다. 두 교수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교육에 매진하는 이유는 '실험의 힘' 때문이다. 황 교수는 "어린 시절에 했던 실험은 평생 기억에 남는다"며 "과학자들에게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느냐' 물어보면 어린 시절 하나의 실험이 과학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과학은 실험의 역할이 크다"고 했다.

    "실험을 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과학 원리가 이해되는데 집에서 과학실험을 하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100여종이 넘는 실험키트(실험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아직 대중화하긴 이르지만, 차츰 다양한 설명서와 함께 청소년들이 쉽게 집에서 과학을 즐길 수 있도록 선보일 예정입니다."(최정훈)

    부모표 과학교육의 목적은 아이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과학 기술이 없기 때문에 부모 역시, 함께 공부하고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과학 실험을 배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흥미 유발'에 목표를 두라는 것이다. 두 교수는 "과학교육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라. 아인슈타인의 어머니는 평소 아들에게 무수히 많은 질문을 했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아이 스스로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과학이기 때문이다"라고 조언했다.

    ▶최정훈 교수의 아빠표 과학교육

    ①TV를 활용하자'김연아 선수는 왜 몸을 수그렸다가 멈추면서 손을 펼까?''나로호 추진체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등 TV 속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아이에게 과학적 창의력을 키워주자.

    ②박물관, 과학관에 함께 가자아빠가 설명을 먼저 읽고 아이의 수준에 맞춰 쉽게 얘기해주자. 문자화 돼 있는 설명서보다 아빠의 상상력이 가미된 설명이 아이 집중력을 높인다.

    ▶황북기 교수의 엄마표 과학교육

    ①식사 시간은 훌륭한 과학실험 시간이다잼 통이 안 열리는 이유, 김치가 발효되는 이유 등 식탁 위에서 벌어지는 재밌는 과학적 상황을 얘기해주자. 일상의 모든 것이 과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②질문, 또 질문하자아이에게 질문하자. 반드시 정답을 말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고민하고 창의력을 갖도록 생활 속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 다양하게 질문하며 함께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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