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단지로 쓰던 고려청자 발견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
기사입력 2010.08.05 09:35

충남 태안 해역 침몰 선박에서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꿀을 담는 데 사용된 고려시대 매병(梅甁·아가리가 좁고 어깨는 넓으며 밑이 홀쭉하게 생긴 병) 등 올해 발굴된 바다 밑 문화재의 실물을 공개했다. 이번 발굴품은 모두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 찾은 침몰 선박 ‘마도 2호선’에서 건져 올린 것이다.

  •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 가라앉아 있던 고려시대 배 ‘마도 2호선’에서 찾은 ‘꿀단지’ 청자〈왼쪽〉와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목간에 적힌 내용을 바탕으로 “마도 2호선은 나라에 세금으로 바치던 곡식을 운반했던 배”라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 가라앉아 있던 고려시대 배 ‘마도 2호선’에서 찾은 ‘꿀단지’ 청자〈왼쪽〉와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목간에 적힌 내용을 바탕으로 “마도 2호선은 나라에 세금으로 바치던 곡식을 운반했던 배”라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배에선 ‘꿀단지 청자’ 외에도 청동숟가락·대바구니·쇠솥 등이 함께 발견됐다. 연구소 측은 “특히 이번에 찾은 매병 2점은 제작기법과 형태가 정교할 뿐 아니라 도자기의 쓰임새를 알려주는 대나무 화물표 ‘죽찰(竹札)’이 매달려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화물표에 적힌 먹글씨를 판독한 결과, 매병의 당시 이름은 준(樽) 또는 성준(盛樽)이었고 꿀을 담는 용도로 사용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병이 술이나 물을 담는 그릇이었다는 기존 연구와 차이가 있는 결과다.

    마도 2호선은 길이 12m에 너비 5m, 깊이 1.5m가량의 배로, 2009년 발견된 마도 1호선보다 약간 큰 편이다. 마도 2호선에 대한 조사는 오는 11월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