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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새롭게 등록됐다. 이로써 한국은 모두 10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갖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31일<현지 시각>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34차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신청한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리는 내용을 확정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지난 6월 WHC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보류’ 권고를 뒤집는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 -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은 둘 다 같은 성씨의 혈연집단이 대를 이어 모여 사는 씨족(氏族)마을이다. 하회마을은 풍산 유씨가, 양동마을은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가 조선시대 전기부터 무리 지어 생활해왔다.
강(河)이 마을을 감싸고 돈다(回)는 뜻의 하회마을과 여러 개의 작은 골짜기가 나란히 흐르는 ‘물(勿)’자 형 터로 이뤄진 양동마을은 예로부터 풍수지리학에서 ‘좋은 터’로 손꼽혀왔다.
6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곳인 만큼 마을이 지닌 문화재가 풍부한 것도 두 마을의 공통점이다. 하회마을의 옛 집 중 상당수(보물 6점·중요민속자료 9점)가 문화재로 보호받고 있으며 양동마을 역시 12점의 건축물이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영의정을 지낸 유성룡이 쓴 임진왜란 체험담 ‘징비록’(국보 132호·하회마을 소장), 중국 명나라 진경이 쓴 역사책을 금속활자본으로 만든 ‘통감속편’(국보 283호·양동마을 소장) 등 두 마을이 갖고 있는 귀중한 문헌자료도 적지않다.
두 마을은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 받아왔다. 하회마을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父子)가 차례로 다녀가며 세계 각국의 관심이 집중됐으며 양동마을 역시 중국과 캐나다 등 각국 방송의 취재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를 누려왔다.
문화재청은 경상북도 등과 협력해 두 마을의 세계유산 지정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세대를 이어 마을을 지켜갈 수 있도록 다양하게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
한국이 보유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① 석굴암과 불국사(1995년 지정)
②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 지정)
③ 종묘(1995년 지정)
④ 창덕궁(1997년 지정)
⑤ 수원 화성(1997년 지정)
⑥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지정)
⑦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2000년 지정)
⑧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지정)
⑨ 조선왕릉(2009년 지정)
⑩ 하회·양동마을(2010년 지정)
자료: 문화재청
안동 하회마을·경주 양동마을, 세계문화유산 됐다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