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부하가 되지 마세요"
글·사진=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기사입력 2010.08.02 09:39

고등학생들이 초등생 대상 '새싹경제캠프'

  • “돈의 부하가 되지 말고 돈을 부하처럼 부리는 사람이 되세요!”

    지난 7월 31일 서울 ‘마포 청소년 문화의 집’(마포구 상암동)에서 전국고등학교경제연합 주최 ‘제1회 새싹경제캠프’가 열렸다. 전국고등학교경제연합은 전국 26개 고교 경제동아리가 모여 만든 단체다.


  • 사흘간 계속된 이번 행사는 초등생이 경제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돈이 늘어나고 있어요’란 수업에선 용돈을 버는 방법으로 △안 쓰는 물건 벼룩시장에 팔기 △홈 아르바이트(집안일 거들며 용돈 버는 것) 계약하기 등이 소개됐다. 돈을 벌면 사고 싶은 물건을 적어 넣는 ‘소원상자’를 만들어보고 달러·엔·위안화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돈을 구경하는 시간도 있었다. ‘훌륭한 경제인’의 모델로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주식투자의 황제’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의 사진을 감상하기도 했다.

    ‘물물교환과 시장경제’ 수업도 인기였다. 어린이들은 과자나 연필 등을 받은 후 각자 원하는 물건으로 바꾸는 활동을 했다. 물물교환의 원리를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이었다. 강사 박지훈 군(서울 대원외고 2년)은 “물물교환의 결과로 원하는 걸 얻은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생긴다는 원리를 배워보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박 군은 ‘돈 잘 쓰는 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용돈을 모아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을 사줬다면 돈을 부하처럼 부린 거예요. 하지만 방과후 PC방에 달려가 게임으로 용돈을 다 써버렸다면 돈의 부하가 된 거죠. 돈은 어떻게 버는가보다 어떻게 잘 쓰는가가 훨씬 중요하답니다.”


  • 새싹경제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여러나라 화폐에 대한 고등학생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 새싹경제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여러나라 화폐에 대한 고등학생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날 캠프에 참가한 최주안 군(서울 이대부속초 1년)은 “수업을 듣고 나니 저축을 더 많이 하고 싶어졌다”고 의젓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다영 양(서울 중동초 3년)은 “물물교환 수업이 제일 재밌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정민주 양(3년) 역시 “실생활에 적용해볼 만한 내용이 많았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번 캠프를 준비한 고수현 양(전북 전주 상산고 2년)은 “생활 속 경제 원리를 초등생이 쉽게 이해하고 스스로도 어엿한 경제 주체란 걸 깨닫게 하기 위해 캠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행사 홍보를 맡은 나지윤 양(서울 명덕외고 2년)은 “캠프 준비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어린이에게 경제 개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