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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이와 경화, 왜 싸웠어요?"(교사)
"현석님이 제가 지나가는데 먼저 건드렸어요."(학생1)
"아니에요. 경화님이 날 먼저 툭 밀었잖아요."(학생2) -
서울 중구 신당초등학교에선 학생들 간에 이런 대화가 오간다. 교내 공용어를 높임말로 정했기 때문이다. 친구끼리는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부르고, 교사도 학생들에게 높임말을 쓴다. 6학년 선배도 1학년 후배에게 이렇게 말한다. "복도에서 뛰지말아요!"
신당초의 높임말 교육은 3년 전 개교 때부터 시작됐다. 신당초는 인근 광희초와 흥인초에 다니던 학생들이 일부 옮겨와 개교한 학교다. 진태성 교장은 두 학교 출신 간 '알력'이 생길 것을 우려해 높임말 교육을 시작했다. 높임말을 쓰면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들어 다툴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효과는 훌륭했다. 높임말을 쓰니 싸울 상황이 생겨도 큰 다툼까지 가지 않았고, 생활 지도와 인성 교육이 저절로 이뤄졌다. 이재옥 교감은 "2년 전 이 학교에 온 이래 학생들끼리 악을 쓰면서 서로 싸우거나 교사에게 대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학부모도 자녀에게 높임말을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
친구끼리 높임말 쓰는 신당초교
김연주 기자
caro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