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고… 차고… 욕하고… 초등생 상습구타한 선생님
김충령 기자 chung@chosun.com
기사입력 2010.07.16 03:00

서울 동작구 초등학교
"애들을 화풀이 대상 생각" 학부모단체 등 파면 촉구
폭행장면 동영상도 공개… 해당교사 "교육적 차원…"

  •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초등학교 교사의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피해 학생들의 증언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 회원과 피해 학생 학부모 등 20여 명은 15일 서울 동작구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교사 오모(50)씨가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며 "오씨를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수업 중 오씨가 학생 뺨을 때려 쓰러뜨리고 다시 아이를 발로 차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지난 9일 서울 동작구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담임교사인 오모씨가 학생 가슴을 양손으로 밀치고 있다. /학부모 제공
    ▲ 지난 9일 서울 동작구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담임교사인 오모씨가 학생 가슴을 양손으로 밀치고 있다. /학부모 제공
    학생과 학부모들은 오씨의 폭행은 동영상에 담긴 폭행 이전부터 상습적으로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오씨 학급의 A군(12)은 "수업시간에 풍선을 실수로 터뜨렸는데 선생님이 일부러 터뜨렸다고 뺨을 때렸다"며 "얼굴은 손으로 때리고 몸은 발로 차며 남자애들은 더 많이 때린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 송모(48)씨는 "애들 뺨을 때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머리에 피가 나도록 때리고 발로 차고 욕설을 하며 구타를 했다"며 "아이가 일기를 쓰지 않았다고 2시간 동안 체육 교구 창고에 가두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 학생 부모는 "맞은 학생이 넘어지니까 '엎드려 뻗치기'를 시키고 발로 차고, 체육실 미닫이문에 머리를 넣고 문을 닫아 머리에 부딪히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씨가 혈우병을 앓는 아이가 환자임을 알면서도 머리에 피가 나도록 폭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학부모들은 오씨 폭행을 막아달라고 학교장에게 수차례 말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동작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전화통화에서 "13일 저녁에야 학교장으로부터 오씨의 폭행 문제를 처음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기자회견에서 "오씨는 단지 자기 화풀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오씨의 사직(辭職)과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뒤늦게 학부모들에게 오씨의 전출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오씨는 "교육자로서 교육적인 차원에서 (폭행을) 한 적은 있지만 양심껏 했다고 본다"며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비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 장면에 대해서는 "직접 보지 못해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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