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 왕의 꿈을 구워요"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7.14 09:45

대전 산내초 방과후학교 '산내베이커리'
매주 정성스레 만든 빵 직접 판매

  •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대전 산내초등학교(교장 이건표) 2층에는 고소한 향기가 가득 피어오른다.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 향, 고소한 쿠키 향, 상큼한 젤리 향….

    산내초등은 지난 4월부터 방과 후 학교로 ‘산내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다. 1~6학년 30여 명이 참가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에 열린다. 빈 교실을 이용해 만든 제빵실에는 조리대와 싱크대는 물론 반죽의 숙성과 재료 보관을 위한 냉장고, 쿠키와 빵을 굽기 위한 오븐 등 제빵을 위한 모든 시설이 갖춰졌다.

  • ‘산내 베이커리’ 회원들이 제빵실에서 선생님과 함께 정성스레 빵을 만들고 있다. / 산내초등 제공
    ▲ ‘산내 베이커리’ 회원들이 제빵실에서 선생님과 함께 정성스레 빵을 만들고 있다. / 산내초등 제공
    뜨거운 오븐의 열기에 이마에는 이내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지만, 밀가루 반죽을 치대고 하나하나 틀에 넣어 쿠키를 굽는 어린이들의 마음속에는 ‘제빵 왕’의 꿈이 무럭무럭 자란다. 정성스레 만든 빵·쿠키·초콜릿·젤리는 다음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생과 선생님을 대상으로 판매된다. 인기는 웬만한 유명 빵집보다 훨씬 좋다. 공식 판매시간은 30분이지만 보통 20분도 채 안 돼서 품절이다. 베이커리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기쁨 선생님은 “좋은 재료로 정성스레 만들기 때문에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은 수익은 고스란히 어린이들에게 돌아간다. 매주 수익금은 5만원 이상. 어린이들에게는 매달 1만원 이상의 수익금이 장학 적금 통장에 입금된다. 이건표 교장 선생님은 “자신이 만든 빵을 판매하는 경제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사회성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어린이들이 만든 케이크를 가지고 지역 봉사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