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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느 부잣집 아들이 가난한 소금장수 집 딸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잣집 아들은 소금장수 집 딸을 너무나 사랑하여 그와 혼인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부잣집에서는 펄쩍 뛰고 반대했습니다.
“왜 하필 소금장수 집 딸이냐? 넌 소금장수가 얼마나 천한 직업인지 모르니?”
그러나 부잣집 아들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말리셔도 소용없어요. 저는 소금장수 집 처녀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어요.”
옛말에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고 했습니다. 부잣집 아들이 소금장수 집 딸과 혼인하겠다고 우겨 결국 승낙하고 말았습니다.
시부모가 반대하는 혼인을 했으니 소금장수 집 딸의 앞날은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시부모뿐만 아니라 시댁의 친척들까지 심한 구박을 했던 것입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 했는데, 소금장수 집 딸이 감히 지체 높은 집에 시집을 와?”
“자기 분수를 몰라서 그렇지. 이쁘지도 않은 것이 오리처럼 뒤뚱뒤뚱 걷는 꼴 좀 봐. 천한 것은 어쩔 수 없다니까.”
모두들 며느리를 미워하여 틈만 나면 흉을 보았습니다. 부잣집 아들이 그러지 말라고 하여도 듣지 않았습니다.
소금장수 집 딸은 괴로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이 없다면 벌써 그 집에서 뛰쳐나왔을 것입니다.
소금장수 집에서는 딸을 시집보내 놓고 마음 편할 날이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딸이 시부모에게 구박을 받으며 매운 시집살이를 한다는 소문을 들어서였습니다. 고생하는 딸을 생각하면 밤에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친정어머니가 친정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어떻게 하면 우리 딸아이가 매운 시집살이를 면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요. 사돈댁을 우리 집에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하는 게 어떨까요?”
“글쎄, 우리 집이 누추해서 초대하면 올까?”
“간곡히 청해야지요. 여러 번 청하면 한 번쯤은 초대에 응하지 않을까요.”
친정어머니가 말한 대로였습니다. 사돈댁은 처음에 초대 제의를 거절했지만, 몇 번이나 간곡히 청하자 마지못해 초대에 응해 준 것입니다. <하편에 계속>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쓰이는 중요한 재료, 소금 -
소금은 나트륨과 염소의 화합물로서 ‘염화나트륨’이라고도 한다. 식품명은 ‘식염’인데, 음식의 맛을 내는 조미료나 물건이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로 옛날부터 널리 사용되어 오고 있다.
<이솝 우화>로 유명한 이솝은 소금에 대해 “제일 맛좋은 음식도 소금이고, 제일 맛없는 음식도 소금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소금이 음식의 맛을 내는 데는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소금은 동물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질이다. 사람의 몸속에는 소금 100g쯤이 있는데, 하루에 12~13g의 소금을 섭취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원시 시대에는 동물을 잡아먹으며 사람 몸에 필요한 소금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농사를 지어 식물을 섭취하면서 소금을 얻지 못하게 되자, 소금을 만들어 식품의 일부로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냉동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던 옛날부터 김치, 장아찌, 젓갈, 절인 생선 등 소금에 절여 저장하는 음식들이 다양하게 개발됐다. 또 소금은 조미료, 방부제뿐만 아니라 나쁜 것을 쫓는 주술적인 도구로도 이용돼 옛날 사람들은 귀신을 쫓는다며 소금을 뿌리기도 했다.
[신현배 작가의 맛 이야기] 소금이 있어야 밥을 먹고 산다(상)
"감히 소금집 딸이 부잣집에 시집을 와?"
친정부모는 시집간 딸 걱정에 사돈을 초대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