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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의 감동은 스타 선수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조직력을 골로 연결시키는 데는 선수 개개인의 ‘결정적 한방’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남아공을 호령할 ‘그라운드의 별들’을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만나본다.
▲호각지세(互角之勢·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세)
최고의 스타 ‘0순위’는 역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이다.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과 골 결정력, 탁월한 경기 조율 능력은 그는, 특히 감각적인 왼발 슈팅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메시는 지난해에 이어 FIFA 올해의 선수 2년 연속 수상의 강력한 후보이기도 하다.
그의 독주를 막을 상대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력하다. 지난해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소속팀을 옮긴 그는 이적 첫해 팀 순위(2위)와 개인 득점(3위)에서도 메시를 넘지 못했지만 여전히 위협적인 공격수다. 하늘이 내린 신체 균형감, 양발을 이용한 쾌속 드리블, 골키퍼를 얼어붙게 만드는 무회전 프리킥이 그의 무기다. -
▲와신상담(臥薪嘗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고난을 참고 견딤)
메시와 호날두의 ‘쾌속질주’를 복잡한 심정으로 보고 있을 선수가 브라질의 중원 사령관 카카다. 2007년 유럽 최우수 선수상(발롱도르)과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한 그는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후 부상 등으로 어려운 한때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하얀 펠레’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와 득점력, 정교한 패스 등을 앞세워 ‘삼바축구’의 위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설욕을 벼르기는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 포르투갈전에서 퇴장당하며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던 그다. 유럽 예선에서 9골을 넣으며 팀내 최다골을 기록한 그는 특유의 저돌적 드리블과 폭발적인 중거리 슈팅을 앞세워 44년 만에 조국에 우승컵을 안길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다익선(多多益善·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
앞선 네 선수가 골든볼(MVP) 후보라면, 골든슈(득점왕)의 주인공으로는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와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가 있다. 양발 사용에 능한 비야는 2008년 9월부터 2009년 2월까지 6경기 연속 A매치 골을 기록하며 스페인 대표팀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드로그바는 2007년 아프리카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검은 대륙의 축구 천재’. 파워에 세밀한 기술까지 갖췄다.
▲난공불락(難攻不落·공격하기 어려워 쉽사리 함락되지 않음)
화려한 공격수들만큼 주목을 끄는 인물은 ‘카테나치오’(빗장수비) 이탈리아의 파비오 칸나바로다. 칸나바로는 수비수로는 유일하게 2006년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월드컵 기획, 16강을 쏴라…] (3) 사자성어로 본 '별들의 전쟁'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메시·호날두·카카… 그들의 발끝에 숨이 멎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