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새내기 선생님] 우리교실 아홉 빛깔 무지개가 내겐 큰 힘
김민정 충남 부여 백강초등 교사
기사입력 2010.06.08 09:57
  • 김민정 교사
    ▲ 김민정 교사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훌륭하고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중학생·고등학생이 되어 진로를 결정할 때에도 그 결심을 바꾸지 않았고, 한 번의 실패 없이 초등 교사가 되었다.

    합격 발표 후 발령이 나기 전까지 무수히 많은 생각을 했다. 어디서 근무하게 될까, 우리 반 친구들은 어떤 친구들일까, 선배 선생님들은 어떨까? 짧은 기간이었지만 기대감에 밤잠을 설친 날도 많았다.

    3월 15일. 사방이 온통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학교와 마주했다. 백강초등학교. 그토록 기다려온 첫 근무지다. 한 학년에 한 학급씩, 전교생이 60명 조금 안 되는 학교다. 아이들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나는 모두의 이름을 외울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백강초등은 내가 교생실습을 했던 학교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교직원은 물론이고 학생들까지 하나의 대가족을 이루는 것 같다. 스물네 살이 되어 처음 집을 떠나 부여라는 낯선 곳에서 생활하게 된 내가 어려움이나 외로움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모두가 아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소규모 학교만의 매력은 이런 것이 아닐까?

    처음 만난 4학년 아홉 명의 친구들은 모두가 각기 다른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작고 아담한 교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를 바라보는 그 설렘과 신기함 가득한 눈빛이란! 물론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우리 반 아이들은 고유한 매력을 발산한다. 새내기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 하나하나를 곁에서 지켜보니 매일매일 학교에 가는 것이 즐거울 정도로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나 수업, 행동들이 자라면서 가장 결정적인 시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내기 선생님만의 자신감이나 열정을 잃어가지는 않을지도 걱정이 된다.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이해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마음먹은 만큼 잘 되지 않아 걱정이 된다.

    아이들이 오고 싶은 학급을 만들어주고 싶었고, 매일매일 만나고 싶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요즘 새삼 깨닫고 있다. 간절히 바랐던 만큼 다시 마음을 열어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해야겠다. 처음이니까 너무 욕심내지 말고 차근차근 발전하는 선생님이 되어야겠다. 시간이 지나 우리 반 아홉 명의 귀염둥이들이 나를 떠올릴 때 ‘정말 노력하는 선생님이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