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요, 선생님!] 잘한다고 칭찬 받지만, 하기는 싫어요
남미숙 선생님(서울 동의초등 교감·교육학 박사)
기사입력 2010.06.07 09:39
  • Q. 4학년 여자아이예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에 소질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주변에서 칭찬해도 저는 피아노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하루에 두세 시간씩 피아노 앞에 앉아서 연습하려면 정말 짜증이 나요. 피아노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남미숙 선생님
    ▲ 남미숙 선생님
    A1. 소질과 흥미가 다른 경우

    그래요. 가끔 선생님도 이런 친구를 만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소질은 있지만 흥미가 없어서 자신의 소질 쪽으로는 눈도 돌리기 싫은 친구들. 주변의 격려 때문에 다시 해볼까 잡아보지만 역시 지루하고 짜증이 날 수밖에 없어요. 오죽하면 피아노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겠어요? 

    A2. 정말 흥미가 없는 걸까?

    소질이 있지만 흥미가 전혀 발동하지 않는다면 그건 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예요. 하기 싫은 것을 하다가 나중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곤란한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보통은 소질이 있으면 대부분 흥미도 그쪽으로 발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거든요. 그러니 정말 흥미가 없는 건지, 아니면 너무 그쪽으로 주변에서 몰아붙이니까 일시적으로 지루함이나 부담을 느끼는 것인지 곰곰이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A3. 환경을 바꾸거나 쉬는 방법

    소질도 중요하지만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도 중요하지요. 엄하게 하는 선생님과 함께해야 연습이 잘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정겹게 다가오는 선생님과 함께해야 더 잘 되는 아이가 있어요. 아니면 그곳에 마음에 맞지 않는 아이가 있어서 그 아이와 부딪히는 것이 싫을 수도 있지요. 선생님이나 환경이 나하고 맞지 않는다면 부모님께 말씀드려 환경을 바꾸어보세요. 이도 저도 아니고 무조건 싫다면 잠시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A4. 부모님! 소질과 흥미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의 흥미를 무시하고 무조건 소질만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아이는 평생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불행한 천재로 살게 된답니다. 아이의 능력이 아깝다면 그 능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연계하면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 보세요. 소질과 흥미가 있지만 너무 지친 아이는 잠깐 쉬게 해 주세요. 정말 소질과 흥미가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방향이 그쪽으로 정해지면서 다시 피아노 건반으로 돌아오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