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획, 16강을 쏴라…] (1) B조 전력분석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6.03 09:53

그리스 '느림보 수비' 빠른 발로 뚫어라!

  •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 본선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32개 참가국은 본선 개막일(11일)을 앞두고 현지 적응훈련과 평가전 등으로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지난 1일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우리 대표팀도 오는 4일 오전 1시(이하 한국 시각)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끝으로 5일 남아공에 입성,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힘찬 진군을 시작한다. 소년조선일보는 본선 개막일까지 모두 4회에 걸쳐 월드컵 특집기사를 싣는다. 그 첫 회는 우리와 같은 B조에 속한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의 ‘전력분석’이다.

    ▲그리스=‘질식수비’의 대명사…빠른 공격으로 뚫어야

    조별리그에서 최초 1승1무(승점 4)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삼은 대표팀에게 첫 상대 그리스(12일 밤 8시30분)는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그리스는 장신 선수들을 앞세운 두터운 수비 후 빠른 역습을 통해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술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출신(2005~2006년 20골)인 테오니스 게카스(헤르타 BSC)는 우리 수비의 ‘경계 1’ 다.

    하지만 약점도 있다. 지난달 26일 북한과의 평가전(2대2)에서 보듯, 장신 수비수들의 민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박지성·이청용 등 우리 선수들의 빠른 공격이 그리스 ‘해적선’을 침몰시킬 비장의 카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초호와 군단의 약점은 감독

    역대 월드컵 두 차례(1978·1986년) 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비롯,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등 유럽 빅리그를 누비는 세계적인 공격수들 또한 즐비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걱정은 선수가 아닌 감독에 있다.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다 월드컵 예선을 가까스로 통과했을 만큼 마라도나 감독의 팀 운영 능력은 들쭉날쭉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팀 조직력 또한 아직 완벽하지 않다. 특히 수비력에서 종종 헛점이 보인다. 스피드와 개인 능력이 좋고, 공수 전환이 빠르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선 수비, 후 역습’ 작전이 주효할거란 분석이다.

  • ▲나이지리아=유럽의 체격, 남미의 개인기. 조직력은 글쎄….

    20득점, 5실점. 월드컵 예선 12경기 성적만으로도 팀의 골 폭발력을 짐작할 수 있다. 아프리카 전통의 강호답게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출중하고, 강인한 체력까지 갖췄다. 미드필더존 오비 미켈(첼시)을 비롯, 조셉 요보(애버턴), 오바페미 마틴스(볼프스부르크)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많다. 특히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아르헨티나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나이지리아의 최근 상승세는 무섭다.

    우리 대표팀의 필승 전략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파고 드는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에 원정 대회 첫 승리를 안긴 토고가 그랬듯, 나이지리아 역시 FIFA가 지급하기로 한 출전 보너스 배분 문제로 벌써 시끄럽다. 선수 선발을 놓고 감독과 선수들 간에도 잡음이 일고 있다. 전적만 본다면 우리나라는 나이지리아에 역대 A매치 전적에서 2승1무로 앞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