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세계 최연소 요트 세계일주에 나선 호주 소녀가 마침내 대장정을 마쳤다.
제시카 왓슨(17세)은 15일(현지시각) 자신의 소형요트 ‘엘라스핑크레이디’를 몰고 시드니항 오페라하우스 앞 선착장에 도착, 요트 세계 일주를 공식 종료했다. 지난해 10월 18일 시드니항을 출발한지 200여일 만이다. 그는 그동안 중간에 정박하지 않고 뉴질랜드 북쪽 해상을 거쳐 피지와 사모아, 남아메리카, 남아프리카를 돌아 다시 호주로 향하는 3만 8000km 여정을 거쳤다. 시드니항에서 가족과 만난 제시카 왓슨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너무 기쁘고 감격스럽다. 지금 이 순간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제시카 왓슨은 논스톱 단독항해 세계일주에 성공한 세계 최연소 항해자로 기록됐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1999년 호주의 제시 마틴이 세운 18세다.
제시카 왓슨은 8세부터 항해술을 배워 세계일주에 나서기 전 이미 8000여 km나 배를 몰아본 경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당시 16세의 나이로 세계일주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아직 부모의 보호가 필요한 나이”라는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애나 브라이 퀸즐랜드 주총리도 “위험한 여행에 나서기에 왓슨 양의 경험은 한참 부족하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그녀의 부모는 의연했다. 아버지 로저 씨는 “딸을 잃는것보다 평생의 꿈을 꺾는게 더 잔인한 일”이라고 말했다. 호주 항만당국 역시 “현재 법으로는 항해를 막을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왓슨은 선체 길이 10m의 개인 요트에 위성전화 등 첨단장비로 무장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고독을 달랬다.
제시카 왓슨은 항해일지를 바탕으로 단행본을 조만간 발간할 예정이다.
위풍당당 17세 소녀, 꿈을 이루다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최연소 요트 세계일주…3만8000km 항해 끝에 시드니로 '금의환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