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발명의 날' 특허청장 표창받는 김규호 군(부산 상당초 6년)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5.17 09:35

"발명은 사소한 관심에서 시작돼요"
할아버지 위한 '버튼 안내 핸드폰'·축구광 동생 위한 '유니폼'…
발명대회 56회 수상·특허 등록 4건
"안전한 우주 여행선 만드는 게 꿈"

  • 눈이 침침한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 친구들이 좀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마음, 동생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 주위 사람을 사랑하는 소년의 마음은 발명으로 이어졌다. 오는 19일 발명의 날 특허청장 표창을 받는 김규호 군(부산 상당초등 6년)은“발명은 주위 사람과 주변 사물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규호 군은 지난 2006년 조선일보사와 특허청이 주최한 제19회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 초등학생 최고상인‘특별상’수상을 시작으로 그동안 각종 발명대회에서 무려 56회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특허 등록이 된‘가이드가 마련된 가위’(특허 제10-0793098)를 포함해 지적 재산권 출원 및 등록을 한 것도 4건이나 된다. 

  • 규호 군이 지난 4월 열린 제32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부산 예선에 출품한 ‘공기 주입 장치가 내장된 자전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은 금상을 받았다.
    ▲ 규호 군이 지난 4월 열린 제32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부산 예선에 출품한 ‘공기 주입 장치가 내장된 자전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은 금상을 받았다.
    -발명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언제인가요?

    “초등학교에서 발명반을 맡고계신 아버지(김준희ㆍ부산 성남초등 교사)의 모습을 보고 1학년 때 시작하게 됐어요. 학교 발명교실에 참여하고, 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 46개 과정을 통해 발명공부를 했죠. 특히 특허청의 발명 틴틴(www.ipacademy.net)은 온라인으로 발명 공부를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지금까지 만든 대표적인 발명품을 소개해주세요.

    “첫 수상작인 ‘시각 장애인용 버튼 음성 안내 핸드폰’은 돋보기를 쓰고도 번호가 잘 보이지 않아 힘들어 하시는 할아버지를 생각하고 만든 작품이에요. 일반 핸드폰은 번호를 눌러야 ‘일’ ‘이’ ‘삼’ 하고 소리가 나잖아요. 하지만 실제로 눈이 잘 안 보이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버튼을 누르기 전에 소리가 나야해요. 그래서 버튼에 손을 올리면 먼저 소리가 나게 만들었어요. ‘가이드가 마련된 가위’는 미술 시간에 친구들이 가위질을 할 때 긴 종이나 천이 가위 끝에서 땅으로 휘어져 선을 따라 똑바로 못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가위 한쪽 날에 안테나처럼 뽑았다 넣었다 할 수 있는 가이드를 붙여 쉽게 자를 수 있게 했죠. ‘페어플레이 유니폼’은 동생의 말 한마디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축구경기를 보던 동생이 “선수들이 옷을 잡아당기고, 서로 넘어뜨려서 축구가 제일 싫다”는 거예요. 그래서 옷을 잡아당기면 색깔이 변하는 유니폼을 만들었죠.”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요?

    “전 제가 사용하는 물건이나 가족들이 사용하는 물건, 길거리, 가게에 전시된 물건 등 주변에 있는 물건을 관심을 갖고 꼼꼼하게 살펴봐요. 또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불만이나 신문 기사, 뉴스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어요. 부모님 말씀으로는 어렸을 때 개미가 기어가는 것을 하루 종일 보고 있었던 적도 있었대요. 레고, 블록, 장난감 조립을 많이 한 것도 제가 좋은 발명품을 만들 수 있게 해준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장래 희망은 무엇인가요?

    “아주 어렸을 때는 아빠 같은 과학 선생님이 꿈이었어요. 지금은 기계공학자나 발명가가 되고 싶어요.”

    -발명의 매력을 한마디로 설명해주세요.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또 발명을 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머리가 더 잘 돌아가고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발명가로서 꼭 이루고 싶은 발명품이 있다면?

    “지금은 오는 7월에 열리는 전국대회에 출품할 ‘공기주입장치가 내장된 자전거’를 완성하고 싶어요. 그리고 커서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