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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국답게 나라 품격을 높여야 하지 않겠어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영어교육가 민병철 교수(건국대학교 국제학부)가 제자들과 함께 ‘글로벌 에티켓 캠페인’에 나섰다. 2007년 시작한 ‘선플달기 캠페인’에 이어 벌인 두 번째 문화운동이다. 민 교수를 만나 새 캠페인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글로벌 에티켓 운동’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지 않기, ‘실례합니다’·‘미안합니다’라고 먼저 말하기, 뒷사람을 위해 문 잡아주기,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모두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타기, 공공장소에서 침을 뱉거나 담배 피우지 않기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기초 질서나 예절을 널리 알려 실천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지요.”
-캠페인을 시작한 계기는요.
“한국은 경제력에 있어서는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국민이 그에 걸맞은 시민 의식을 갖춰야 합니다. 때마침 11월에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고 하니, 이를 ‘국격’을 높일 기회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초 예절 지키기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진행됩니까?
“6일부터 ‘비즈니스 영어’ 수업을 듣는 78명 제자와 함께 건국대 주변 지하철과 버스정류장, 횡단보도 등지로 나가 시민들에게 글로벌 예절에 대해 설명하고 직접 시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참가 학생 가운데는 중국·러시아 등 외국인 학생도 20여명 포함돼 있어요. 또 학생들이 직접 자신들의 활동 내용을 사진으로 찍고 UCC로 제작해 인터넷을 통해 홍보할 예정이며, 앞으로 행정안전부와 함께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민 교수는 2007년부터 인터넷에 악플 대신 선플(착한 댓글)을 달자는 ‘선플달기 운동’을 전개해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오는 29일에는 KBS 88체육관에서 ‘선플달기 전국 릴레이 캠페인 발대식’을 갖고 전국 캠페인을 시작한다.
-문화 운동에 앞장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이자 책임감이죠. 점점 글로벌화되는 사회에서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늘 고민합니다. 내 작은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더 좋아지고 아름다워진다면 그것만큼 보람된 일이 없겠죠.”
민 교수는 ‘선플 운동’과 ‘글로벌 에티켓 운동’의 핵심을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어요. 앞으로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자라 성인이 됐을 때는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찾고 한국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더욱 필요하겠지요. 이 캠페인들을 통해 어린 세대들이 배려의 문화를 이해하고 동참한다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겉과 속이 꽉 찬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The 인터뷰] 글로벌 에티켓 전도사 민병철 교수 "먼저 '미안합니다' 말해요"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배려의 마음이 선진국 되는 밑거름"
제자들과 기초질서 실천운동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