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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처음 접했거나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식으로만 문제를 풀려고 한다. 대뜸 산술평균이나 방정식 공식 같은 까다로운 공식부터 외우려 든다. 성적이 오를 리가 없다. 최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언제 수학이 가장 싫었나'를 물었더니 '공식을 외워서 풀어야 할 때'라고 답한 이가 가장 많았다.
반면 '언제 수학이 가장 좋은가'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게임, 퍼즐, 수학교구로 풀 때'라고 답했다. 수학은 공부 양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공부했느냐가 중요한 셈이다.
■수학 잘해야 한다고 강요해선 안 돼
전남 나주초 2학년 김익범(9)군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라고 말한다. 김군은 "어릴 때부터 엄마와 함께 퍼즐도 맞추고 숫자 맞추기도 하면서 수학을 즐겼다"며 "처음에는 수학이 숫자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과목임을 알게 돼 더 열심히 공부한다"고 말했다.
김군이 수학을 좋아하게 된 데에는 어머니 정수정(37)씨의 노력이 컸다. 그녀는 아들이 4살 때 여느 부모처럼 유아지능 계발용 교구인 '가베'를 활용해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놀이교육을 시켰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가 혼자 놀도록 내버려 둔 게 아니라 항상 옆에서 함께 놀아줬다. 단순한 쌓기부터 시작해 집, 자동차 등 점차 어려운 구조물들을 함께 만들어나갔다. 약 1년 정도 가베로 놀이수학을 한 뒤에는 실생활 속에서 수학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시장을 보러 갈 때 함께 데리고 가 과일을 고르면서 "귤 10개를 사야하는데 장바구니에 3개만 담았어. 나머지를 채워볼래?"라는 식으로 일상 생활 속에서 수시로 수학적인 개념을 깨우치도록 했다.
정씨는 "특별한 방법으로 아이를 가르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저 자연스럽게 수학을 배우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셈을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았던 것이 아들이 수학을 좋아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수학적 요소 접하도록 해야
부모가 항상 아이 옆에서 함께 놀이교육을 할 수 없다면 수학동화나 수학일기 같은 방법도 도움이 된다. 수학동화는 수학개념을 재미있는 줄거리 동화로 풀어낸 것이다. 시중에 나온 어떤 책을 골라도 상관없다. 그러나 아이 혼자 보게 하지 않고 부모가 옆에서 흥미를 북돋아줘야 한다. 아이와 '몸짓 의사소통'을 나누는 식이다. 아이와 손가락과 신체를 활용해 한 자릿 수의 덧셈과 뺄셈을 계산한다든지, 여러 물건의 무게를 비교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시켜야 한다.
한글이 익숙해지면 수학일기도 도움이 된다. 수학일기는 매일 쓰는 일기에 수학적인 요소를 첨가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상황을 쓰도록 유도해 본다. 예를 들어 "오늘 동생과 과자 먹은 이야기를 일기로 써 볼까?"로 시작할 수 있다. 과자를 먹는데 형은 몇 개를 먹고 동생은 몇 개를 먹었는데 누가 몇 개를 더 많이 먹었는지 등을 쓰도록 하는 것이다.
제3교실 수학지식개발연구소 임명옥 팀장은 "수학교육은 '조기교육'보다 수학적 사고가 가능한 6세 이후부터 놀이수학으로 시작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하고 꾸준히 수학문제를 풀도록 하는 '적기교육'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게임 · 퍼즐 이용하는 놀이교육… 이제 수학이 재밌어요!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