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수다스럽고 남자는 힘만 세다? 그 의견에 반대합니다!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5.04 09:41

새침데기 금성인 vs.막무가내 화성인의 맞짱토론

  • 토론: 권유진·김혜연·박의현·이승민·이하정·임수빈·최다환·최주영·함태양·황경호(이상 서울 삼전초 6년)


  • “할 말이 많다”며 시작된 좌담회는 “들을 만한 말이 많았다”는 평가로 마무리됐다. 여학생들의 주장에 반론을 펼치려는 남학생들이 손을 들어 발언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할 말이 많다”며 시작된 좌담회는 “들을 만한 말이 많았다”는 평가로 마무리됐다. 여학생들의 주장에 반론을 펼치려는 남학생들이 손을 들어 발언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Round 1. “여학생들은 왜 인기 있는 남학생들에게만 친절한가요?” vs. “남학생들은 왜 좋아하는 여학생들을 괴롭히죠?”


  • -주영: 사실 공부 잘하는 남학생들은 매너도 좋아요. 이유없이 여학생들을 건드리거나 하지 않죠. 자연히 여학생들도 그 친구에게 잘 해주게 되고, 덩달아 인기도 올라가는 거죠.

    -수빈: 맞아요. 보통 인기 없는 남학생들은 여학생 외모를 갖고 놀리기도 하고, 싫어할 만한 짓을 골라서 하거든요.

    -하정: 그런 남학생들에겐 ‘무관심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해요. 관심이 없으면 아예 말도 안 걸거든요.

    -사회: 그럼 남학생들은 왜 좋아하는 여학생들을 괴롭히나요?

    -경호: 좋아한다는 걸 드러내기 싫어서죠. 친절하게 대해주면 소문이 나서 놀림 받잖아요.

    -다환: 괴롭힌다는 건 상대 여학생의 관심을 끄는 효과도 있어요. 티격태격하다 보면 반응도 오가고, ‘터치’도 가능하잖아요.

    -유진: 이것 보세요. 남학생들은 정말 잘못 알고 있어요. 여학생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남학생들에게 관심을 안 가질 수는 없지만, 그건 좋아하는 감정과는 달라요. 괴롭힘을 당하면 당연히 싫어지죠.

    -혜연: 그럼요. 남학생들은 만날 툭툭 건드리길 좋아하면서, 왜 여학생은 얌전하기만을 바라는지 모르겠어요.


    #Round 2. “여학생들은 왜 툭하면 선생님께 ‘고자질’을 할까요?” vs. “남학생의 잘못을 선생님께 말씀드리는 게 잘못 됐나요?”

    -수빈: 그건 고자질이 아니라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수습하는 거예요. 그리고 여학생들은 사소한 일로 선생님을 찾진 않아요. 참고 참다가 폭발할 지경이 되면 선생님의 도움을 요청하는 거예요.

    -태양: 그렇긴 해도 남학생들은 선생님께 고자질 같은 건 안 하잖아요. 하물며 여학생이 먼저 시비를 걸어와 불거진 일인데도 고자질하는 여학생들이 있더라고요.

    -주영: 무슨 말씀. 남학생들도 고자질 잘하던데요.

    -의현: 같은 고자질도 남학생들은 있는 그대로를 말하지만, 여학생들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금 꾸며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어요.

    -혜연: 아니에요, 그건 남학생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승민: 일이 커지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그냥 한 대씩 맞고 끝내면 되는데, 여학생들은 끝없는 시빗거리를 만들어 일을 키우거든요.


    #Round 3. “여학생들은 말이 너무 많아요.” vs. “남학생들은 뭐든 힘으로 해결하려 해요.”

    -하정: 여학생들은 모이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게 수다스럽게 비치는 것 같아요.

    -혜연: 모여서 이야기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거든요.

    -다환: 문제는 그 수다 속에 늘 남학생들에 대한 험담이 들어 있다는 거예요.

    -주영: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여학생들이 남학생 이야기를 하는 건 흔치 않아요.

    -경호: 최근에 한 여학생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도 않아 잘 모르는 여학생이 와서 ‘너 누구누구 좋아한다며?’ 하고 가는 거예요. 알고 보니 제 고백을 지나가다 들은 한 여학생이 퍼뜨린 거였어요.

    -주영: 사실이 아닌 걸 유포하는 건 남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우린 말로 하지만 남학생들은 주먹부터 앞서잖아요.

    -승민: 선입견입니다. 사람에 따라 달라요.

    -수빈: 남학생들은 ‘분노 게이지’가 슬슬 올라가다가 폭발하는 경향이 있어요. 늘 말싸움에서 여학생에게 밀리니까 결국 욕설을 퍼붓고 힘으로 제압하려 하죠. 반면 여학생들은 늘 합리적으로 풀려고 노력해요.

    -남학생 일동: 함부로 주먹을 쓰지는 않아요. 그저 위협을 가하는 것뿐이에요.



    #Round 4. “요즘 초등학교에선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고들 하는데···.”

    -승민: 동의할 수 없어요. 우리 반만 해도 지난 진단평가에서 남학생들의 성적이 더 좋았어요.

    -의현: 남학생들이 못한다기보다는 평균적인 점수를 받는 여학생들에 비해 남학생들은 우열 집단 간 편차가 크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거라 생각합니다.

    -다환: 남학생들은 수리·과학을 잘하고, 꼼꼼한 여학생들은 국어나 사회를 잘하잖아요. 잘하는 분야가 서로 다를 뿐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절대 뒤지지 않아요.

    -유진: 남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요. 이에 비해 집중력 좋은 여학생들의 평균이 일정 수준 이상인 건 당연한 거죠. 여학생들은 숙제도 잘 해와서 수행평가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되니까 남학생보다 성적이 좋은 것입니다.

    -경호: 그건 장점만 본 것이죠. 수업시간이라도 여학생들이 잡담을 시작하면 쭉~ 갑니다. 하지만 남학생들은 어수선하다가도 금세 집중하곤 해요.

    -남학생 일동: 선생님들의 선입견도 너무 심해요. 여학생이 숙제를 안 해오면 “네가 웬일이니?”라고 하시지만, 남학생들이 안 해오면 “넌 왜 만날 그러니···”라고 하세요.



    #Round 5. “남학생과 여학생이 좀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주영: 표현을 하지 않을 뿐 여학생들도 남학생들에게 기본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어요. 서로 조금씩 이해를 한다면 더 좋은 친구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수빈: 그럼요. 놀리거나 집적거리는 것만 안 해도 여학생들이 선생님께 고자질하는 일도 없어질 거예요. 서로의 장점을 보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어요.

    -다환: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보는 노력도 필요해요. 그래야 서로 잘 어울릴 수 있을 테니까요.

    -사회: 서로의 공통점을 자신의 고민에 관한 이야기로 접근해보는 건 어떨까요?

    -남학생 일동: 맞아요. 서로 가진 고민은 비슷할 거예요. 우린 성적, 친구관계, 이성문제, 꿈과 목표에 대한 부담감 등이 고민이에요.

    -여학생 일동: 우리랑 고민이 똑같아요. 그런데 하나가 빠졌어요. 외모에 관한 고민이요.


    #사이드 톡(Side Talk)

    1.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무엇을 하며 놀죠?

    -남학생: 이야기보다는 주로 몸을 쓰는 걸 많이 하죠. 우리 학교에서는 요즘 쉬는 시간에 모여서 공기놀이를 많이 해요. 방과 후에는 모여서 축구나 야구를 하고, 친구 집에서 게임도 가끔 하고요.

    -여학생: 거의 수다를 떨며 놀아요. 오죽하면 여학생들은 게임보다는 채팅을 주로 하겠어요. 학교 이야기부터, 연예인, 드라마, 학원 이야기 등등. 사실 다른 사람 흉도 조금은 보고요. 이야깃거리가 소진되면 놀이기구를 같이 타거나 술래잡기 등을 하면서 놀아요.

    2. ‘이런 점은 우리가 더 낫다’는 게 있다면

    -남학생: 논리·수리력, 공간지각 능력, 운동 등이요. 무엇보다 뭐든 도전해보는 자신감은 남학생들이 최고죠.

    -여학생: 기본적인 학습능력이나 집중력은 여학생들이 낫죠. 다른 사람을 측은해할 줄 아는 마음 씀씀이도 그렇고요. 무조건 ‘들이대는’ 남학생에 비해 가능성이 없는 것엔 힘을 쏟지 않는 합리성도 여학생이 나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