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새내기 선생님] 사교육 없는 가거도, 학교에서 꿈 키우자
전남 가거도초등학교 변용우 선생님
기사입력 2010.04.27 09:51
  • 대한민국 서남쪽 가장 끝에 자리한 섬 가거도. 하늘이 허락해 주지 않으면 일반인이 여행 오기에도 어려운 이곳은 내가 올해 4명의 6학년 아이들의 담임선생님이 되어 교직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고 공부하던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시절 목표도 꿈도 없이 공부하던 나는 선생님께서 건네준 파울루 코엘류의 ‘연금술사’라는 책을 읽고 선생님이라는 새롭고 큰 꿈을 가지게 되었다. 책 속에서 작가가 말한 ‘꿈을 막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며, 자신을 극복하면 간절히 원하는 어떤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단순하고도 깊은 의미를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근무하는 가거도에는 학원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 교육 이외에는 어떤 사교육도 받지 못한다. 따라서 교사의 역할이 다른 어느 곳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책임감 또한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임감은 나에게 부담이 아니라, 나 자신이 단순히 교사가 아닌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지표가 되어 준다.

  • 대학교 때 ‘섬진강 시인’이라 불리는 김용택 선생님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었다. 김 선생님은 ‘교사는 가르치면서 동시에 배워야 한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행복을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말들은 내가 대학생이었을 때에는 와 닿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교사가 된 나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그리고 지난 두달간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만 하지는 않았는지,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나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반성하게 해준다.

    가거도에 교사로서 머무는 동안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그래서 각자의 꿈을 가진 우리 아이들이 그 꿈을 펼치기 위해서 세상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디딜 때에 나와 함께한 1년이 삶에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