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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의 주변인에서 프렌디(친구 같은 아빠·Friend+Daddy의 합성어)가 되려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창의성 발달, 인성 교육 등 아빠가 자녀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알려진 사실. 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해 마음만 앞선 이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학생이 공부하는 법을 차근히 배워나가듯 좋은 아빠 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아빠가 조금만 노력하면 자녀 교육은 물론 집안 분위기도 바뀐다"며 아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복한 아빠 되는 법을 배워야 아이도 행복하다 -
요즘 아빠들은‘수퍼맨’이 되길 요구당한다. 밖에서는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주체로, 집에서는 아빠, 남편으로서 각각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빠는 쉽게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박진호 큐이디 부모학교 대표는“아빠의 경제 활동은 가족의 행복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나와 가족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빠를 대상으로 ‘자신이 하는 역할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빠는‘아빠의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할을 통해 만족과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어요. 행복한 아빠가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빠 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권오진 아빠놀이학교 교장도“아빠가 아이 교육에 동참하는 데도 시기가 존재한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기 전에 그 방법을 배운다면 효과가 극대화될것”이라고 강조하며‘49 법칙’을 언급했다.“ 자녀와 친밀감을 형성해야 할 시기인 4살 때까지 아빠들은 온종일 놀아 달라는 아이가 부담스러워 도망가곤 합니다. 철이 들기 시작하는 9살부터는 반대로 아빠의 갑작스러운 관심으로부터 아이가 달아나려 하죠. 하지만 아이와 놀아주지 않았다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주어진 환경에 적합한 방법을 조금씩 습득하면 되기 때문이죠.” -
◆엄마의 지지와 배려는 아빠의 힘
좋은 아빠가 되려면 부부가 함께 교육관, 양육관등에 대해 공유하는 것이 먼저다. 아이에게 함께 TV를 보자는 아빠의 말에‘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엄마의 모습은 아이에게 혼란만 가중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남편에 대한 아내의 전적인 지지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뜻. 박진호 대표는 아내 대신 초등 5학년, 3학년인 아이들과 함께 장을 보면서
데이트를 즐긴다. 이때만큼은 아내는 모든 것을 그에게 맡긴다. 그는“아내는 남편에게 아빠의 역할과 책임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오진 교장 역시“남자와 여자의 성향이 다르듯 자녀 교육에서 아빠와 엄마의 역할도 서로 다르다”고 덧붙였다. 서로 장·단점을 파악해 부부의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는 주로 책읽기, 인형 놀이 등 정적인 활동을, 아빠는 농구,축구, 레슬링 등 동적인 활동을 함께할 수 있어요.
엄마를 통해 인지능력, 감수성을 향상시키고 아빠를 통해 자신감, 창의성, 도전정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즉, 아빠와 엄마가 힘을 합칠 때 교육 효과가 극대화되는 거죠.”
◆좋은 아빠는 아이와 소통하는 아빠
행복한 아빠가 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권오진 교장은“발상을 전환하면 스트레스 없이 아이와 즐겁게 놀 수 있다”며‘1분 놀이법’을 소개했다. 1분 놀이는 1분 동안 아이와 눈을 맞추면서 안아주고, 대화하면서 소통하는 것이다. 너무 바빠서 아이와 놀아 줄 시간이 없는 아빠들은 전화로 하루에 1분 동안 통화하는‘원격 놀이’가 제격이다. 아이의 관심사를 물어봐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아빠와 소통하고 있음을 느낀다. 밖에서 일하고 집에 들어왔을 때 아이가 놀아달라고 보챈다면‘셀프 놀이’가 효과적이다.‘ 아빠 앞에서 줄넘기 한번 해볼래?’‘이야, 너무 잘하는데?’라는 말로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소파에 앉아 아이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박진호 대표는“아이와 함께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저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함께 취미를 공유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야구공 놀이, 야구 관람 등을 함께 했죠. 하지만 야구장에 들어갈 때는 항상‘지겨우면 말해. 바로 나갈수 있으니까’라는 말로 아이를 배려했어요. 아이가 지겨운데도 계속 그 자리에 머문다면, 아이는 세상에서 야구를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박 대표는“좋은 아빠 되기는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아이들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해 볼 것”을 권했다.
>>아빠를 바꾸자! 프렌디 데이
프렌디가 되고 싶으세요? 맛있는공부에서는 프렌디가 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아빠들을 위해 '아빠를 바꾸자! 프렌디 데이' 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4월 19일부터 25일까지 맛있는교육 홈페이지(edu.chosun.com)에 사연을 올려 주세요. 아빠와 자녀 4쌍을 선발, 큐이디 부모학교와 최정훈 교수(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센터장)가 아이와 친해지고 창의력까지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아이와 놀기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김명교 맛있는공부 기자
kmg8585@chosun.com
[이제 부모도 공부합시다]③ 좋은 아빠되기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