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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가, 사회 운동가, 컨설턴트, 전문 강사. 1인 기업 ‘패션 디자인’ 대표 염지홍 씨(29세)에게는 다양한 호칭이 붙는다. 그러나 정작 염 씨는 “아직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하나의 직업을 내세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신 자신을 소개할 때는 “‘패션 디자이너’(Passion Designerㆍ열정 설계사)라고 밝힌다”고 했다.
엄 씨는 지난해 12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 옷걸이를 재활용한 독서대 제작 동영상을 올리며 유명세를 얻었다. ‘북스탠드 업’이라는 이름의 독서대 동영상은 11일 현재 조회 수 5만6000건을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 청년창업센터의 패션 디자인 사무실에서 염 씨를 만났다. -
-북스탠드 업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작년까지 부모님과 함께 피자 체인점을 운영했어요. 틈틈이 책을 읽는데 들고 있는 팔이 저리더라고요. 그때 우연히 옷걸이가 눈에 들어왔지요. 이리저리 구부리다 보니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근처 세탁소에서 옷걸이 수십개를 얻어다가 몇 달 동안 궁리 끝에 만들어 냈죠.”
-인터넷상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죠?
“동영상을 보신 분들이 많은 격려의 글을 보내주셨어요. ‘아이들이 손이 불편해 책을 볼 때 안타까웠는데 이제 해결이 된 것 같아 기쁘다’는 장애 어린이 교사, ‘기숙사에서 공부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고등학생 ‘아이들에게 만들어 주었더니 무척 좋아해서 오랜만에 가장 노릇한 것 같다’는 아버지의 글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죠.”
염 씨는 조만간 북스탠드 업과 보관할 수 있는 종이 케이스를 패키지로 만들어 기업체나 사회복지 단체 등과 함께 전국의 학교, 도서관 등에 이를 보내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염 씨는 또 어린이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개발한 반사 버튼과 옐로 카드 등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안 쓰는 배지와 폐 플라스틱 카드를 재활용해 만든 발명품들이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저는 신문광이에요. 초등학교 때부터 신문을 읽기 시작해서 지금도 다섯 종류의 신문을 봐요.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데 신문만한 매체가 없어요. 신문이 올드 미디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소위 뉴 미디어라고 하는 인터넷 매체의 기사는 남들도 다 보죠. 그래서는 차별화가 안 돼요. 오히려 신문을 보는 사람이 적을수록 보는 사람은 남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죠.”
-항상 아이디어가 샘솟지는 않을텐데요?
“그래서 전 항상 ‘The 2nd Brain Note’(제2의 두뇌 공책)를 끼고 살아요.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 책을 읽다가 감명 깊게 본 구절 등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의 대부분을 이 노트에 기록하죠.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그날 꿈을 노트에 기록하는 거에요. 4년 동안 쓴 20권의 노트가 제 재산 목록 1호에요.”
-앞으로 어떤 발명, 어떤 사업을 하고 싶은가요?
“가장 중요한 건 공익인 것 같아요. 사람들의 불편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발명품을 공유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기 때문이죠. 판매용 제품을 만들더라도 장애인이나 일자리가 없는 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The 인터뷰] '북스텐드 업' 만든 열정 디자이너 염지홍 씨 "아이디어는 '두뇌 공책'에 적어둬요"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옷걸이 독서대' 유튜브서 인기 폭발
신문 읽으며 다양한 아이디어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