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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한글'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강익중 씨가 오랜만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다. 1996년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뉴욕을 본거지 삼아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는 그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광화문 공사현장의 가림막 등 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치중해왔다.
7일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개막한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에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 180여 점이 소개된다. 모두 5~10년의 꾸준한 연습과정을 거쳐 탄생한 입체·설치 작품과 회화 작품들로, 작가는 달항아리, 폭포, 산 등 우리에게 친숙한 주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나간다. -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작은 달항아리 1392개를 바닥에 진열한 작품. 우리나라의 우수한 도자 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싶었던 작가의 의지가 드러나 있다.
강 씨는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굳이 설명하자면 조선백자가 만들어진 조선의 개국연도 1392년에서 따온 숫자”라고 설명했다. 가로 210cm·세로 210cm. 지금까지의 달항아리 작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작업도 새로 선보인다.
벽면에 걸린 ‘산’ 연작은 인왕산을 소재로 했다. 단순하고 간결한 흑백의 조화가 보는 이의 마음을 토닥토닥 어루만져주는 듯하다. 5월 1일 개막하는 상하이엑스포의 한국관 외벽에 알루미늄판 형태로 설치되는 작품 ‘내가 아는 것’ 원본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5월 2일까지.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설치미술가 강익중 14년 만에 서울 개인전 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