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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곳의 참 빛이 되어야지.’
지난 2월 말, 발령 소식을 받고 나도 모르게 다짐했던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나는 새로운 각오로 교문에 들어선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부산 금정구를 한 번도 떠나지 않았던 내가 첫 학교로 대구를 선택한 것은 커다란 모험이었다. 특수교사 양성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고 특수교육이 가장 잘 자리 잡았을 것이라는 기대가 내게 대구를 선택하게 했다. 그러나 처음 대구 입석초등학교 (교장 김광석)에 출근해 착하고 밝은 아이들과 따뜻한 선배 선생님들을 만난 뒤 나는 스스로의 선택에 조용히 박수를 보냈다.
처음 내가 맡은 장미반(특수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슴 저 밑에서 무엇인가 벅차오르는 느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위에 내려앉았다.‘ 어린 영혼들 한 명 한 명에게 뜻깊은 시간을 주는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하루하루 눈에 띄게 자라는 비장애 어린이들에게도 한 해는 중요하지만, 장애 어린이들의 한 해 한 해는 정말 중요하다. 보이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다 어느새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 조그마한 변화와 발전을 위해 장애 어린이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애를 쓰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아직 첫발을 뗀 지 한 달이 채 안 된 새내기 교사이기에 고민과 욕심은 더욱 많은 것 같다. 온종일 고민해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배 선생님의 작은 격려에 힘을 얻고 힌트를 얻어 새로운 길이 보일 때면 더욱 행복하다.
힘없이 집에 갔다가도 다음날 학교에 오면 새로운 힘이 펄펄 나는 걸 보면, 지금 이 순간 여기야말로 가장 행복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몇 년이 지나 지치고 혹여 회의가 들 때면 지금을 생각할 것이다. 지금의 열정과 사랑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을 것이라고 자신에게 약속한다. 하루 하루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날들이 되기 위하여….
“얘들아, 선생님 최선을 다해 함께할게!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한다!”
[두근두근 새내기 선생님] 밝은 빛 비춰주는 '등불' 같은 선생님 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