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수영… 도심 속 초등학교 '럭셔리 교육'
오현석 기자 socia@chosun.com
기사입력 2010.03.22 03:02
  • 올해 서울 교동초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킨 A씨는 가정통신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서울 종로구 도심 한복판에 있는 학교가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승마교실을 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학생 수가 적기 때문이다. 교동초의 1학년생은 13명밖에 되지 않고, 전교생은 104명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0.4명으로, 교육선진국이라는 노르웨이(10.6명)·스웨덴(12.1명)·핀란드(15.0명)보다 좋은 교육 여건이다. 교동초 오장길 교장은 "2학기에는 수상(水上)레포츠 수업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 공동화(空洞化)로 학생이 줄어드는 서울 도심의 초등학교들은 몇년 전만 해도 통폐합 얘기가 나돌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적은 학생 수를 장점으로 삼아 '럭셔리 교육'을 펼치고 있다.

    중구 정동의 덕수초는 '명문교'로 자리 잡았다. 일주일에 한 번 학교 수영장에서 배우는 수영 수업과 80명(전교생의 14%)이 참가하는 관현악반이 덕수초의 자랑거리다. 이 학교에는 외지(外地)에서 전학 온 학생들이 89%에 달한다.

    역시 '도심 속 작은 학교'인 충무초와 남산초에서는 영어 드라마반이 인기다. 강사료나 무대 소품비는 중부교육청이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시내 중심부는 구청이 기업들로부터 걷는 세수(稅收)가 넉넉해 학교에 지원이 많이 간다"며 "도심 학교로 전학 가는 학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